美서 아들·딸 구별하는 인공수정 기술 등장…윤리 논쟁 불가피 [1분뉴스]

입력 2023-03-23 18:05   수정 2023-07-27 11:24



미국 연구팀이 정자의 성(性)을 선택해 인공수정하는 데 성공했다. 이에 '자손 성별 선택'을 둘러싼 윤리논쟁이 불거지고 있다

영국 스카이뉴스가 22일(현지시간) 보도한 내용에 따르면, 미국 뉴욕 웨일 코넬 의대 지안피에로 팔레르모 교수팀은 이날 과학저널 '플로스 원(PLOS ONE)'에서 정자의 성을 선택, 인공수정하는 기술을 이용해 80%의 정확도로 원하는 성별의 배아를 얻는 데 성공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정자의 염색체가 남성(Y)인지 여성(X)인지에 따라 무게가 약간 다른 점을 이용해 정자를 성별로 선별한 뒤 아들을 원하는 부부 56쌍에게는 Y 염색체 정자로, 딸을 원하는 부부 59쌍에게는 X 염색체 정자로 인공수정을 했다. 그 결과 딸을 원하는 부부 59쌍은 292회 인공수정에서 231회(79.1%) 딸 배아를, 아들을 원하는 부부 56쌍은 280회 인공수정 가운데 223회(79.6%) 아들 배아를 얻는 데 성공했다. 이들 부부는 원하는 성별의 배아를 자궁에 이식해 아들 13명, 딸 16명이 건강하게 태어났다고 밝혔다.

팔레르모 교수는 "이 기술은 효율적이고 저렴할 뿐 아니라 매우 안전하며 윤리적으로도 받아들일 만하다"고 말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이 연구에 대해 기술적 성취임은 명백하지만 자손의 성을 인위적으로 선택할 수 있다는 점에서 윤리 논쟁이 불가피하다고 지적한다. 타당한 이유 없이 배아의 성별을 부모의 기호에 의해 선택하는 것은 많은 나라에서 불법으로 규정돼 있다.

찬나 자야세나 임페리얼 칼리지 런던(ICL) 남성병학과 과장은 "정자 선택은 자손의 성을 조작하기 위해 배아를 택하는 또 다른 방법일 뿐이며 이는 사회적으로 해로운 영향을 끼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런 기술은 향후 피부색이나 눈의 색깔 같은 신체 특징을 선택하는 데에도 적용될 수 있다"면서 규제 마련이 시급하다는 의견을 밝혔다.



유채영 한경닷컴 기자 ycyc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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