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살해(NK)세포 치료제를 개발하는 엔케이맥스의 미국 자회사 엔케이젠바이오텍는 뉴욕증권거래소 상장 기업인수목적회사(스팩·SPAC)와 합병을 위한 투자의향서(LOI)를 체결했다고 24일 밝혔다.
스팩과 합병해 뉴욕 증시에 우회상장하기 위한 목적이다. 이르면 이달 합병을 위한 본계약까지 마치고 오는 3분기부터 뉴욕 증시에서 거래되도록 하는 게 회사의 목표다. 회사 관계자는 "LOI를 체결했고, 본계약을 앞두고 있다"고 말했다. 국내 바이오벤처가 뉴욕 증시에 입성하는 건 처음이다.
합병 대상 스팩은 그라프(Graf)다. 시가총액 기준 규모는 2억1795만달러(약 2800억원)다. 합병 추진 과정에서 기존 스팩 투자자들이 자금을 회수할 수 있는 권리(옵션)가 있다.
그라프의 대표이사인 제임스 그라프는 미국 스팩 시장에서 오랜 기간 활동해온 인물로 알려졌다. 라이다 센서 전문기업인 벨로다인의 스팩 합병을 이끌기도 했다.
엔케이젠바이오텍은 미국 캘리포니아주 산타아나에 있다. 연간 3000도스의 NK세포 치료제를 생산할 수 있는 설비를 갖췄다.
엔케이젠바이오텍은 이번 스팩 합병을 통해 재무구조 개선 효과와 함께 증설을 위한 자금을 확보할 것으로 보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현재 엔케이맥스가 미국 자회사에 대여한 금액 전액이 회수 가능성이 낮다고 판단돼 손상차손으로 상각돼 있다"며 "스팩 합병으로 자본이 확충되면 손상차손 중 일부를 회계적으로 환입시킬 수 있어, 재무구조가 크게 개선될 수 있다"고 했다.
임상에도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엔케이맥스는 한국과 미국 등에서 고형암, 뇌신경질환 환자를 대상으로 NK세포 치료제 임상을 하고 있다.
글로벌 제약사와 진행 중인 육종암 임상 1상은 올해 상반기 최종 결과 발표를 앞뒀다. 자가 NK세포를 활용한 'SNK01'이다.
엔케이맥스는 육종암 대상으로 미국 머크(MSD)의 면역항암제 키트루다, 독일 머크 및 화이자의 바벤시오와 각각 병용요법 임상을 진행 중이다. 임상에 쓰일 키트루다는 엔케이맥스가 직접 비용을 투자했고, 바벤시오는 지원받았다.
2023년에는 동종 NK세포 치료제인 'SNK02'의 임상 시작도 앞두고 있다. 위암과 고형암을 대상으로 각각 한국(임상 1·2a상)과 미국(임상 1상)에서 작년 4분기 임상을 승인받았다.
엔케이맥스 관계자는 "미국 상장이 마무리되면 글로벌 제약사와의 협업이 용이하다"며 "임상 개발에 더욱 속도가 붙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재영 기자 jyha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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