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명품 브랜드 버버리사가 브랜드의 상징인 '체크무늬'에 대한 상표권 침해 문제를 제기한 가운데, 제주의 한 중학교에서 같은 학교 학생들끼리 제각기 다른 교복 디자인을 갖게 됐다.
24일 제주도교육청 등에 따르면 지난 2일 신학기를 맞은 제주 시내의 한 중학교는 올해 입학한 신입생 여학생과 2, 3학년 여학생 교복이 다르다.
언뜻 봐서는 일반적인 '체크무늬 교복'으로 동일한 모양새다. 단, 1학년 학생들의 교복의 체크무늬는 2·3학년 학생들보다 간격이 좁고, 색깔도 짙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버버리사의 상표권 침해 문제로 기존의 재학생들 교복의 체크무늬를 사용하지 못하면서 벌어진 일이다.
지난해 5월 교육청은 도내 학교 중 교복에 버버리 체크와 유사한 무늬가 사용된 학교들에 대한 교복 디자인을 변경하도록 했다. 앞서 2019년 버버리사가 해당 교복 제작업체 측을 상대로 제기한 상표권 침해 소송을 제기해서다.
이후 각 학교는 사단법인 한국학생복산업협회로부터 유사한 교복 디자인을 변경해달라는 협조 공문을 받았다.
이에 버버리사와 교복 제작업체 측은 버버리 체크와 유사한 패턴을 사용한 원단을 지난해까지는 사용하고, 올해부터는 사용하지 않기로 합의한 바 있다. 한국학생복산업협회가 버버리 한국 측 대리인과 여러 차례 협의 끝에 올해까지만 버버리 체크무늬 사용을 양해받았다.
현재 도내 중·고등학교 중 버버리사의 상징인 체크무늬가 들어간 교복을 입는 학교는 총 14개교로 알려졌다.
이 중 9개교는 지난해 교복 디자인을 변경해 올해 신입생부터 새로운 교복을 입고 등교하고 있으며, 나머지 5개교는 올해 중 디자인 변경을 진행해 내년 입학하는 신입생은 다른 교복을 착용할 예정이다.
한편 버버리사는 내년 신입생부터는 유사 디자인 교복 착용 시 상표권 침해에 따른 민사상 손해 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하겠다는 입장을 보였다.
김세린 한경닷컴 기자 celin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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