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지식재산권 무역수지가 1년 만에 '적자'를 기록했다.
한국은행이 24일 발표한 '지적재산권 무역수지' 통계에 따르면 2022년 지적재산권 무역수지(잠정)는 13억3000만 달러(약 1조7146억 원) 적자로 집계됐다. 문화예술 저작권은 6억 달러 흑자를 기록했지만, 게임 수출 부진 영향으로 적자로 돌아섰다는 분석이다.
지식재산권 무역수지는 경상수지 항목 중 지식재산권 관련 국제 거래 현황을 따로 모아 산출한다. 지재권 대가를 받으면 수출, 지재권 대가를 지급하면 수입이 이뤄진 것으로 본다. 2021년에는 그룹 방탄소년단(BTS),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오징어게임' 등의 세계적인 흥행에 힘입어 사상 처음 흑자를 냈지만, 2년 연속 흑자를 유지하는 것에는 실패했다.
지식재산권을 유형별로 나눠보면, 산업재산권 수지가 특허·실용신안권이 18억7000만 달러의 적자를 기록한 것을 포함해 총 26억2000만 달러의 적자를 기록했다. 현지법인 등에 대한 특허·실용신안권 등의 수출이 감소하면서 전년 21억7000만 달러보다 적자 폭이 커졌다.
저작권 수지 흑자는 15억2000만 달러로 1년 전 26억 달러보다 10억8000만 달러 줄었다. 저작권 가운데 음악·영상을 포함한 문화예술저작권 흑자가 역대 가장 많은 6억 달러로 집계됐다. 방탄소년단의 입대 전 마지막 완전체 앨범이 발표됐고, 넷플릭스 '지금 우리 학교는'을 비롯해 한국의 대중문화 콘텐츠가 인기를 얻는 덕분이다.
연구개발·소프트웨어(SW) 저작권도 9억2000만 달러 흑자를 냈다. 하지만 연구개발·소프트웨어 가운데 게임을 포함한 컴퓨터프로그램 부문은 18억4000만 달러의 적자를 기록했다. 연간 기준 최대 적자 기록이다.
김화용 한은 국제수지팀장은 "중국 등에 대한 게임 수출이 부진했는데, 중국의 청소년 게임 시간 규제 등에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고 해석했다.
산업별로는 제조업이 1억2000만 달러 흑자를 거뒀지만, 서비스업은 15억5000달러 적자였다. 특히 제조업 가운데 자동차·트레일러는 역대 가장 많은 흑자인 12억6000만 달러의 이익을 거둔 것으로 집계됐다.
거래 상대 국가별로 보면 미국에서 19억 달러, 영국 17억3000만 달러, 일본 3억7000만 달러 적자를 봤다. 특히 대(對)미국 적자는 역대 최대 규모다.
반면 베트남에서는 지식재산권으로 17억1000만 달러의 흑자를 기록해 가장 많은 수치를 걷었다. 대 중국 흑자는 2021년 25억8000만 달러에서 2022년 10억3000만 달러로 급감했다. 이는 중국을 상대로 거둔 역대 최소 흑자다.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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