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육·해상 이어 '수중 핵공격' 능력 과시…한국형 3축체계 비상

입력 2023-03-24 17:59   수정 2023-03-25 01:33

북한이 24일 핵무인수중공격정 ‘해일’을 공개한 것은 육상·해상·수중 어디에서든 핵 공격을 감행할 수 있는 능력을 과시하기 위한 의도로 풀이된다. 해일은 수중에서 이동해 폭발하는 ‘핵 어뢰’ 개념의 무기다. 상공으로 날아드는 미사일을 방어하는 데 초점이 맞춰진 한국형 3축체계의 빈틈을 노렸다는 분석이 나온다.
○10년 이상 연구…北의 ‘게임체인저’
군과 군사 전문가들은 북한이 핵무인수중공격정이라고 정의한 ‘해일’을 핵 어뢰에 가까운 무기로 분석하고 있다. 핵탄두를 장착한 무인잠수체가 수중으로 이동한 뒤 적 함선·항만 인근에서 폭발해 해일을 일으켜 타격을 가한다는 설명이다.

합동참모본부는 해일을 러시아가 2015년 공개한 핵추진수중무인기 ‘포세이돈’을 본뜬 무기로 평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포세이돈은 핵추진 엔진을 통해 1만㎞ 이상을 수중에서 자율항해하는 핵 어뢰다. 다만 북한이 자체 핵추진 엔진을 개발하는 수준에 미치지 못한 만큼 항만 또는 선박에서 발사해 가까운 거리에서 타격하는 방식이 될 것으로 보인다. 최일 잠수함연구소장은 59시간이라는 해일의 잠항 시간을 토대로 “아직 재충전 기능은 없는 배터리 항해로 보인다”며 “저속 3노트로 기동한다고 해도 290㎞ 항해가 가능한데 이는 북한 해역에서 부산항까지 기동할 수 있는 거리”라고 분석했다.

북한은 국방과학연구기관이 2012년부터 수중핵전략공격무기체계 개발사업을 해왔다고 밝히며 해일이 말 그대로 ‘비밀병기’임을 강조했다. 노동신문은 “2021년 10월 국방발전전람회에서 당 중앙위원회 정치국에 이 수중핵전략무기체계가 비공개로 보고됐다”며 “김정은 동지께서 무려 29차의 무기시험을 직접 지도했다”고 전했다.
○핵공격수단 최소 5개

북한은 한·미연합훈련에 대응해 다변화된 핵 공격 수단을 과시하고 있다. 이달 들어 잠수함(순항미사일·12일), 이동식발사차량(대륙간탄도미사일·16일), 사일로(단거리탄도미사일·19일), 핵무인수중공격정(23일) 등을 통해 무차별적으로 핵 투발 수단 시험에 나섰다. 지난해 1월 열차를 통한 단거리탄도미사일 발사 시험을 포함하면 최소 다섯 가지 핵 공격 플랫폼을 확보한 것이다.

기존의 핵 투발 수단이 미사일로 한정된 것과 달리 수중무기인 해일이 추가됐다는 점에서 한국형 3축체계를 보강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3축체계는 북한 핵·미사일을 선제 타격하는 킬체인, 북한이 쏜 미사일을 요격하는 한국형미사일방어체계(KAMD), 탄도미사일을 발사해 북한을 응징하는 대량응징보복(KMPR)으로 구성된다. 이런 3축체계는 북한의 장사정포와 탄도·순항미사일 등 한국 영토 상공으로 날아오는 무기를 요격·대응하기 위한 성격이 강하다. 해상형 3축체계의 핵심전력인 이지스함 정조대왕함의 주임무도 미사일 탐지·요격이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2021년 공언한 국방력 발전 ‘핵심 5대 과업’을 실현한다면 북한의 핵 위협은 더 커진다. 당시 김정은이 언급한 5대 과업은 △극초음속 무기 개발 △초대형 핵탄두 생산 △1만5000㎞ 사정권 안의 타격명중률 제고 △수중 및 지상 고체연료 대륙간탄도미사일 개발 △핵잠수함과 수중발사 핵전략무기 보유다. 이 중 북한이 개발 여부를 공개하지 않은 무기는 초대형 핵탄두와 핵잠수함이다.

김인엽 기자 insid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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