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종룡 전 금융위원장(63)이 제9대 우리금융지주 회장에 취임했다. 임 회장은 “새로운 기업 문화를 정립하고 미래 성장 추진력을 강화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차기 우리은행장 후보군으로는 이석태 우리은행 국내영업부문장(부행장·58)과 강신국 우리은행 기업투자금융부문장(부행장·58), 박완식 우리카드 대표(58), 조병규 우리캐피탈 대표(57) 등이 이름을 올렸다.
임 회장은 “인사평가 및 연수제도, 내부통제, 경영승계 절차 등 잘못된 관행은 과감히 혁신하겠다”고 밝혔다. 사모펀드 사태, 내부 횡령 사고, 상업·한일 파벌을 해소하고 비은행 포트폴리오를 확대해 사업구조를 다각화한다는 구상이다. 그는 “증권·보험사 등 좋은 물건이 나오면 적극 인수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우리금융은 주총에서 정찬형 윤수영 지성배 사외이사 선임 안건도 승인했다.
금융권에선 이날 공개된 우리은행장 후보군을 두고 이례적이란 평가가 나온다. 후보 네 명 모두 현재 보직으로 인사가 난 지 한 달이 채 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석태·강신국 부행장은 이달 초 인사 및 조직 개편 때 신설된 부문장(2명)으로 선임됐다. 우리은행에서 부문장은 행장에 이어 최고위급 임원으로 꼽힌다. 우리은행 부행장이던 박완식·조병규 대표는 지난 23일 각각 우리금융 핵심 자회사인 우리카드와 우리캐피탈 대표로 자리를 옮겼다.
우리금융 내부에선 은행장 인선이 치열한 경쟁 양상을 보일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우리금융 내부 사정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전문가 심층 인터뷰와 면접 등 선정 절차가 까다로워 인선 기간이 2개월로 길어졌다”며 “이 과정에서 상업·한일 파벌이 나뉘고 후보별 캠프를 차리는 등 경쟁이 심화할 가능성도 있다”고 했다.
하나금융은 이날 주총에서 지난 1월 취임한 이승열 하나은행장을 사내이사로 선임하고 분기 배당 시행을 위한 정관 변경 건을 통과시키며 체제 정비를 마쳤다.
진옥동 신한금융 회장이 전날 취임한 데 이어 임 회장의 취임으로 작년 말부터 시작된 금융지주 지배구조 개편은 마무리됐다. 8개 은행계 금융지주 가운데 신한 우리 농협 BNK 등 네 곳의 회장이 바뀌었다. 빈대인 회장이 지난 17일 취임한 BNK금융 6개 자회사는 이날 주총을 열어 방성빈 부산은행장과 예경탁 경남은행장, 김성주 BNK캐피탈 대표, 배상환 BNK자산운용 대표, 강상길 BNK신용정보 대표, 김병영 BNK투자증권 대표를 선임했다.
이석준 회장이 지난 1월 취임한 농협금융지주는 오는 31일 주총에서 이종화 고려대 경제학과 교수와 이윤석 금융연구원 해외금융협력지원센터장을 신임 사외이사로 선임한다.
박상용/김보형 기자 yourpenci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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