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뜨는 스트리트 패션 브랜드…한 벌 수십만원에도 '30초 매진'

입력 2023-03-25 08:29   수정 2023-04-04 16:24


패션·유통업계 종사자에게조차 아직 생소한 2세대 길거리 패션 브랜드들이 마니아층을 중심으로 급부상 중이다. 이들은 한 벌에 3만~4만원짜리 티셔츠같이 일반 대중에게 어필할 만한 아이템으로 덩치를 키우는 데 주력한 ‘1세대 선배’들과 달리 수십만원대 재킷 등을 앞세워 성과를 내고 있다.

갤러리아백화점이 지난달 서울 압구정 명품관에 대표적인 2세대 길거리 브랜드로 꼽히는 ‘떠그클럽’ ‘언더마이카’의 팝업 스토어를 열어 3일 만에 총 2억3000만원의 매출을 올린 건 이들의 위상을 잘 보여주는 사례다. 대표적 명품 백화점인 갤러리아가 이런 행사를 마련한 것도 그랬지만, 뚜껑을 열어보니 웬만한 국내 기성 브랜드 월매출을 뛰어넘는 실적을 올린 것도 놀랄 만한 성과였다.
대중보다 마니아층 공략
27일 패션업계에 따르면 ‘차세대 길거리 패션’ 왕좌를 노리는 매출 100억원 미만의 신진 브랜드가 속속 등장하고 있다. 이들은 SNS를 통한 팬덤 현상까지 나타나 업계에선 성장성을 높게 점치는 분위기다.

‘커버낫’ ‘디스이즈네버댓’ ‘아크메드라비’ 등 1세대로 분류되는 스트리트 브랜드의 경우 5만원 미만의 저렴한 의류를 앞세워 빠르게 시장 점유율을 끌어올렸다. 가슴에는 큼지막한 로고를 새겨 정체성을 강조했다.

최근 새롭게 등장하는 ‘아더에러’ ‘쿠어’ 등 2세대는 재킷 한 벌에 60만~70만원에 달할 정도로 비싸다. 고어텍스 등 고급 소재를 사용해 ‘테크웨어’ ‘고프코어’라는 이름으로 소비자의 다양한 취향도 자극한다. 박진철 언더마이카 대표는 “남들과 똑같은 옷은 싫다는 20~30대가 늘면서 팬덤이 있는 의류가 인기를 끌고 있다”고 말했다.

2세대 길거리 브랜드는 온라인 판매를 절대적으로 선호한다. 다품종소량생산 방식을 따르는 만큼 ‘희소성’이 핵심 마케팅 전략이다. 30초 안에 매진되는 인기에 힘입어 중고시장에서 프리미엄이 붙으면 ‘리셀(재판매)’되기도 한다. 오프라인 매장이 한 곳도 없는 브랜드가 대다수다.

마니아 사이에선 팝업스토어가 열리면 “실물을 영접하러 간다”는 얘기가 나오는 이유다. 백화점업계 관계자는 “팬 사인회를 하듯이 옷을 구경하러 오는 소비자가 많은 편”이라고 말했다. 이들과 손잡으려는 패션 플랫폼 경쟁도 치열해지고 있다. 언더마이카는 네이버 크림과 독점계약을 맺고 상품을 발매하고 있다.
남성복의 캐주얼화 가속
길거리 패션 시장은 정장 위주의 남성복 문화가 사라지면서 반사이익을 얻은 대표적 분야다. 코로나19 확산으로 남성 정장 시장은 대폭 감소했다.

이 공백을 스트리트 패션이 치고 들어왔다. 1세대 커버낫은 지난해 1200억원대 브랜드로 성장했고 널디(950억원), 디스이즈네버댓(400억원) 등은 기성 패션기업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브랜드로 성장했다. 한섬의 간판 브랜드 ‘타임옴므’ 매출이 1000억원대라는 점을 감안하면 상당한 규모다.

국내에서 성공신화를 쓴 길거리 브랜드는 이제 해외 진출을 모색하는 단계다. 널디와 ‘키르시’는 중국 백화점, ‘마르디메크르디’와 아더에러 등은 일본 백화점에 입점하면서 사업을 아시아 지역으로 확장하고 있다. 패션업계 관계자는 “중국과 일본에서 K패션이 하나의 카테고리로 인지도를 높여가는 만큼 패션 브랜드의 해외 진출이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배정철 기자 bjc@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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