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솔제지 신세계건설 OCI 등 신용등급 A급 기업들이 공모 회사채 수요예측을 한다. 미국 중앙은행(Fed)의 금리 인상 국면이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었다는 기대에 힘입어 기관투자가의 투자 수요를 확보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26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한솔제지(신용등급 A)는 27일 700억원 규모 회사채 발행을 위한 수요예측에 나선다. 2년 만기 400억원, 3년 만기 300억원 규모다. 공모 회사채 시장이 재개되는 건 지난 8일 코리안리재보험의 2000억원 규모 신종자본증권 발행 이후 처음이다. 통상 3월은 주요 기업이 주주총회 등으로 회사채 발행을 미루는 시기다.
신세계건설(A)은 28일 2년 만기 회사채 800억원어치의 수요예측을 한다. 산업은행이 인수단으로 참여해 수요예측에서 미매각이 발생하면 일부 물량을 사들일 예정이다. 한일시멘트(A+)는 29일 회사채 시장에서 600억원을 조달할 계획이다.
신용도 상향 호재가 있는 석유화학·태양광 기업 OCI는 이달 2년 만에 공모 회사채 시장에 복귀한다. 나이스신용평가는 지난 22일 이 회사 신용등급을 ‘A(긍정적)’에서 ‘A+(안정적)’로 올렸다. OCI는 회사채 발행을 통해 500억원을 확보할 계획이다.
우량채들도 2분기 출격을 대기 중이다. SK텔레콤(AAA) SK엔무브(AA) LX인터내셔널(AA-) 한화에어로스페이스(AA-) 등은 다음달 회사채를 발행하기 위해 준비 중이다.
업계에서는 1분기에 이어진 회사채 시장 강세가 한풀 꺾일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은행발 위기’로 글로벌 금융시장 불안정성이 커지면서 기관투자가의 투자심리가 위축된 탓이다. 우량채와 비우량채의 양극화가 두드러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강승현 DS투자증권 연구원은 “글로벌 금융시장 위기로 비우량채의 신용 경계감이 확대되고 있다”며 “우량채와 비우량채의 등급 차별화가 심화할 전망”이라고 말했다.
미국의 긴축 통화정책이 사실상 마무리 국면이라는 전망에 무게가 실리는 건 호재로 꼽힌다. 회사채 금리도 안정세를 찾고 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AA-급 3년 만기 회사채 금리는 지난 24일 0.042%포인트 내린 연 3.928%에 마감했다. 지난해 6월 3일(연 3.896%) 후 가장 낮은 수치다.
장현주 기자 blackse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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