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한국경제신문 취재에 따르면 경찰청은 최근 차기 국수본부장으로 우종수 청장을 대통령실에 추천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행법상 국수본부장은 경찰청장 추천, 대통령 임명 등의 절차를 밟는다. 대통령실은 27일 인선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서울 출신인 우 청장은 행정고시(38회) 경정 특채로 1999년 경찰에 입직했다. 성균관대 국어국문과 출신이다. 경찰청 형사국장, 서울경찰청 수사부장, 경찰청 과학수사관리관 등 ‘수사통’으로 분류된다. 서울경찰청 수사부장이던 2018년 ‘드루킹 댓글 여론조작’ 사건 수사를 지휘하기도 했다. 윤희근 경찰청장이 지난해 8월 임명되면서 경찰청 차장(치안정감) 자리가 공석이 됐는데 이때 우 청장이 발탁됐고 올해 초 경기남부경찰청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앞서 대통령실은 지난달 말 2대 국수본부장에 정순신 변호사를 임명했다. 하지만 정 변호사의 아들이 고교 시절 동급생에게 학교폭력을 가한 사실이 드러나면서 지난달 24일 사의 의사를 밝혔다. ‘아들 학폭’은 언론 보도를 통해 이미 알려진 사건인데도 정부가 검사 출신을 국수본부장에 임명하고자 부실한 검증 절차를 거쳤다는 지적까지 나왔다. 특히 정 변호사 아들이 가해자로서 반성하지 않는 태도를 보여 왔고, 서울대에 재학 중이라는 사실이 뒤늦게 알려져 논란이 되기도 했다.
이와 함께 경찰 내부에서는 수사 총책임자에 첫 검사 출신이 임명될 수 있다는 사실이 알려지며 “검찰 수사지휘권이 폐지되기는커녕 검찰이 경찰 수사권을 통째로 장악했다”는 비판이 나왔다. 여론 악화와 경찰청 내 반발 등을 고려해 대통령실과 경찰청이 내부 인선으로 논란을 마무리 지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지난 인사 실패 논란 당시 대내외적으로 ‘경찰청장 용퇴론’이 거론되기도 했다. 윤 청장은 최근 국회에 출석해 “정 변호사의 낙마로 상황이 달라졌기 때문에 가능하면 내부에서 역량 있는 사람을 찾는 것이 맞지 않겠느냐”고 밝히기도 했다. 우 청장이 국수 국수본부장으로 임명되면 경찰 출신이 계속해서 수사 총책임자를 맡게 된다.
조철오 기자 cheo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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