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삼성 계열사의 생산 거점이 밀집한 중국 톈진(天津)시를 찾았다. 이 회장이 중국 내 삼성 사업장을 간 건 2020년 5월 삼성전자 시안 반도체 사업장 방문 이후 3년 만이다. 이 회장은 톈진 삼성전기 사업장을 방문해 미래 먹거리로 육성 중인 전장용 적층세라믹콘덴서(MLCC) 생산 현장을 점검했다. 이어 ‘글로벌 빅샷’이 대거 초청받은 베이징 중국발전고위급포럼(CDF)에 참석해 글로벌 네트워크를 다졌다.
삼성전기 톈진 공장은 부산사업장과 함께 글로벌 시장에 정보기술(IT)·전장용 MLCC를 공급하는 주요 생산 거점이다. 전자제품 전반에 쓰이는 MLCC는 반도체에 공급되는 전력량을 일정하게 제어하는 핵심 부품이다. 특히 전기차, 자율주행 기술 발전과 함께 급성장하고 있는 전장용 MLCC는 이 회장이 각별히 챙기는 분야다. 이 회장은 2020년과 지난해 삼성전기 부산사업장을 방문해 첨단 MLCC 분야 등에서 미래 시장 선점을 위한 적극적인 대응을 주문한 바 있다.
삼성전기는 2018년 톈진 MLCC 2공장을 건설하는 등 전장용 MLCC 시장 공략에 적극 나서고 있다. 이 회사는 부산사업장은 MLCC용 핵심 소재 연구개발 및 생산을 주도하는 ‘첨단 MLCC 특화 지역’으로 육성하는 한편 톈진 사업장은 전장용 MLCC의 주력 생산 거점으로 운영할 계획이다. 업계 관계자는 “일반 내연기관 자동차에는 동력전달·안전·주행·인포테인먼트 시스템 등에 약 3000~1만 개의 MLCC가 탑재되지만 전기차에는 약 2만 개 MLCC가 들어간다”고 말했다.
이 회장은 공장 방문에 앞서 삼성전자, 삼성디스플레이, 삼성전기, 삼성SDI 소속 톈진 지역 주재원과 중국 법인장들을 만나 해외 근무 애로사항을 경청하고 격려했다. 톈진엔 삼성전기 MLCC·카메라모듈 공장, 삼성디스플레이 스마트폰용 OLED 모듈 공장이 있다. 삼성SDI는 톈진에서 스마트기기와 전기차 등에 쓰이는 2차전지를 생산하고 있다.
25일에는 베이징으로 이동해 글로벌 기업 최고경영자(CEO)들이 대거 초청받은 CDF에 참석했다. CDF는 2000년 창설 이후 중국의 주요 대외 경제교류 플랫폼으로 자리 잡은 행사다.
올해 CDF엔 이 회장을 비롯해 팀 쿡 애플 CEO와 앨버트 불라 화이자 CEO, 크리스티아누 아몽 퀄컴 CEO 등 글로벌 기업 고위 인사 100여 명이 참석했다. 이 회장은 행사 참석자들과 만나 글로벌 경영 현안 등 다양한 분야에 대해 의견을 교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회장은 회의 마지막 날인 27일엔 행사 참석자들과 함께 리창 총리 또는 허리펑 경제 담당 부총리를 만날 것으로 전해졌다.
배성수 기자/베이징=강현우 특파원 baeba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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