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 메타버스 '이프랜드'…해외 맞춤형 서비스로 글로벌화

입력 2023-03-27 16:08   수정 2023-03-27 16:09

SK텔레콤의 메타버스 플랫폼 이프랜드가 세계로 확장하고 있다. 유럽과 동남아시아 등에서 인기를 얻고 있는 K팝 콘텐츠, 현지 인플루언서 등과 함께다. 통상 ‘내수용’으로 여겨지던 통신사의 플랫폼 서비스를 해외에 직접 내보내는 시도다.

26일 정보기술(IT)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이프랜드에서 인도네시아 인플루언서 겸 가수 미케알라켈의 가상 라이브 콘서트가 열렸다. 미케알라켈은 글로벌 SNS 플랫폼 틱톡에서 구독자가 30만 명 이상인 유명인이다. 그는 자신의 신곡 ‘비 프리’ 뮤직비디오를 이프랜드에서 처음으로 공개했다. 인도네시아어와 영어로 열린 이 행사에 한 시간 동안 약 300명이 참여했다.

이프랜드는 지난달 말 필리핀 인플루언서 AC보나파시오, 한국 인플루언서 엘수정 등이 참여한 EDM 페스티벌을 열었다. SK텔레콤은 틱톡 운영사인 바이트댄스와 함께 동남아시아 권역을 주로 겨냥한 쇼케이스 등을 추가로 준비하고 있다. 동남아는 K콘텐츠 등 한류 문화에 가장 뜨거운 반응을 보이는 지역이다. 한국 콘텐츠를 연계해 메타버스 사업을 확장하기 좋다는 판단이다.

SK텔레콤은 2021년 7월 이프랜드 국내 서비스를 시작했다. 글로벌 서비스에 나선 건 작년 11월 말부터다. 영어·중국어·일본어 버전을 만들어 49개국에 이프랜드를 동시 출시했다. SK텔레콤에 따르면 전체 월간활성이용자(MAU) 중 10%가량이 해외 이용자다. 연내 출시 국가를 늘려 해외 이용자 비중을 끌어올리는 게 목표다. 이르면 다음달께 메타버스 기반 글로벌 SNS 서비스도 시작한다. ‘메타버스 시대의 글로벌 싸이월드’를 만든다는 취지다.

SK텔레콤은 글로벌 메타버스 사업을 위해 각국 통신사업자 동맹을 활용하고 있다. 통신사는 저마다 현지 가입자를 기반으로 각종 데이터를 확보하고 있어서다. 이를 통하면 글로벌 서비스의 기본 틀을 유지하면서 나라별 맞춤형 기능을 보완하는 ‘글로컬리제이션(글로벌+로컬리제이션)’을 더 효율적으로 할 수 있다. 마케팅 도움도 받을 수 있다. 통신사가 인터넷TV(IPTV)나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를 함께 운영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이를 활용하면 현지에서 인기 있는 지식재산권(IP)·콘텐츠를 발굴하고 제휴해 서비스를 빠르게 대중에 알릴 수 있다.

SK텔레콤은 최근 동남아 주요 통신사 두 곳과 메타버스 사업을 위해 손잡았다. 말레이시아 기반 악시아타, 셀콤디지와 각각 관련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악시아타는 아세안(동남아국가연합) 권역과 남아시아 11개국에 걸쳐 가입자 2억 명을 둔 거대 통신사다. 셀콤디지는 말레이시아 1위 통신사업자다.

유럽 서비스도 키운다. 독일 기반 통신사 도이치텔레콤과 협업해 오는 2분기 이프랜드 독일어 버전을 출시한다. 독일어 버전 출시 후 3개월간 시장 테스트를 한 뒤 서비스를 본격화한다. SK텔레콤은 도이치텔레콤과 지역 특화 메타버스 콘텐츠 발굴과 공동 마케팅을 벌여 현지 사용자를 확보할 계획이다. 이프랜드 플랫폼에 유럽 시장 이해도가 높은 도이치텔레콤의 조언을 반영해 현지를 본뜬 가상공간을 들이고, 전용 아바타·의상을 함께 개발해 공동 마케팅을 하는 식이다.

선한결 기자 alway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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