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이 모든 입점 셀러에게 ‘로켓배송’과 같은 효과를 내는 서비스를 제공하기로 했다. e커머스 사업에 도전하는 중소상공인을 사로잡기 위한 노력이다. 이들을 ‘타깃’ 삼은 택배업계와의 한판 대결이 불가피할 것으로 분석된다.
쿠팡은 물류 전문 자회사 쿠팡풀필먼트서비스와 함께 풀필먼트 서비스 ‘로켓그로스’를 도입한다고 27일 발표했다. 로켓그로스는 셀러가 쿠팡의 물류센터에 상품을 입고만 하면 이후의 보관→포장→배송→반품 등을 모두 쿠팡이 도맡아 해주는 서비스다.
로켓그로스를 이용하면 일반 셀러들이 판매하는 상품도 로켓배송으로 소비자에게 전달된다. 셀러들은 택배를 이용할 때처럼 건당 물류·배송 비용만 지급하면 된다. 기존 로켓배송은 쿠팡이 직매입한 상품에만 적용됐다.
업계에선 쿠팡이 로켓배송의 문을 일반 셀러들에게 열면서 사실상 택배 사업에 나선 것으로 보고 있다. 쿠팡에 입점한 셀러들은 주문 후 배송까지 2~4일가량 걸리는 일반 택배 대신 쿠팡의 로켓배송으로 눈을 돌릴 공산이 크다는 게 e커머스업계의 분석이다.
쿠팡은 수조원을 투자해 구축한 물류 인프라를 활용해 추가 매출을 올릴 수 있어 수익성이 더욱 개선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쿠팡에 입점하면 누구나 로켓배송 서비스를 누릴 수 있는 만큼 다른 e커머스업체와의 셀러 유치 경쟁에서도 유리한 고지를 점하게 될 것이란 게 관련 업계의 시각이다.
쿠팡의 거침 없는 영역 확장에 택배업계와 e커머스업계는 모두 긴장하고 있다. CJ대한통운은 쿠팡의 로켓배송과 비슷한 내일 도착보장 서비스 ‘내일 꼭 오네’를 다음달 시작한다. 쿠팡과 달리 풀필먼트센터에 입점하지 않아도 이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 게 장점이다.
최근 커머스 경쟁력 강화에 공을 들이고 있는 네이버는 CJ대한통운과 손잡고 네이버쇼핑에 ‘도착보장 전문관’을 운영하고 있다. 네이버 도착보장은 소비자에게 정확한 상품 도착일을 보장해주는 서비스다.
택배업계는 쿠팡이 로켓배송 영역을 어디까지 확대할지 주목하고 있다. 쿠팡이 향후 일반 쇼핑몰이나 개인 택배 물량까지 취급하게 되면 CJ대한통운, 한진, 롯데글로벌로지스 등이 장악하고 있는 국내 택배 시장에 큰 파장이 일 것으로 전망된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직매입 중심 사업구조를 유지하던 쿠팡이 로켓배송을 미끼로 오픈마켓 등에서 활동하던 일반 셀러들까지 유혹하고 나섰다”며 “쿠팡의 영역 확장이 e커머스와 물류업계를 뒤흔들고 있다”고 말했다.
박종관 기자 pj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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