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4·19 주역들 이승만 묘역 첫 참배, 건국 대통령 위상 회복 마중물돼야

입력 2023-03-27 17:37   수정 2023-03-28 08:26

이승만 정권 반대 투쟁에 앞장섰던 4·19 혁명의 주역 50여 명이 그제 국립현충원 건국 대통령 묘역을 참배하고 자성과 회한을 풀어냈다. 80대 원로가 된 이들은 “이제 정치적 과오뿐만 아니라 공을 다시 봐야 한다”며 그동안 이 전 대통령에 대한 오해가 많았다고 입을 모았다.

이 전 대통령만큼 폄훼되고 평가절하된 역사적 인물이 없다는 점에서 63년 만의 참배는 만시지탄이다. 그래도 극단적 갈등의 시기에 ‘역사 제대로 보기’와 ‘통합’을 주문하고 나선 원로들의 용기에 박수를 보낸다. 당시엔 독재자로만 생각했는데 이제 와서 보니 ‘선거로 자유민주 정부를 건설해낸 것부터가 큰 역사적 성취’라는 게 4·19 원로들의 이구동성이다.

임시정부 요인 대부분이 정부 수립에 참여했음에도 광복회장이 초대 대통령을 ‘친일파의 나라를 만든 원흉’으로 공개 비난한 게 불과 4년 전 일이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도 지난 대선 당시 “딱 한 가지, 토지개혁만 칭찬받을 만하다”며 건국 대통령을 평가절하했다. 토지개혁 외에도 의무교육제 도입, 원자력연구소 설립, 독도영유권(이승만 라인) 선포, 인재 국비 유학 등 수많은 공을 부정하는 반지성적 태도가 아닐 수 없다. 이 전 대통령의 더욱 근본적인 기여는 자본주의 자유주의 한·미동맹을 튼실히 해 오늘날 ‘G8 대한민국’의 토대를 마련했다는 점이다. 이 세 가지 핵심 가치를 지켜내느라 권위적 통치를 선택하고, 친일 전력자도 일부 활용했다고 보는 게 합리적인 역사 인식이다. 미국마저 좌우합작 임시정부를 추진하는 절체절명의 시기에 강력한 리더십과 탁월한 외교력으로 자유민주공화국의 기초를 닦은 점만으로도 국부로 존경받을 만하다.

모처럼 부는 ‘이승만 바로보기’ 바람이 반갑지만 ‘역사의 정치화’라는 강을 건너야 한다. 윤석열 정부의 행정안전부가 이 전 대통령을 독립운동가 현수막에서 누락한 게 바로 올 3·1절의 해프닝이다. 국가보훈처장은 그제 이화장에서 열린 탄생 148주년 기념식에서 “공칠과삼이 아니라 공팔과이로도 부족하다”며 기념관 건립에 나섰다. 기념관도 중요하지만 건국 대통령의 지난했던 나라 만들기 과정을 온 국민이 공유하는 일에 소홀해서는 안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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