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구조조정 집계 사이트 레이오프스에 따르면 지난해 하반기부터 구조조정을 발표한 글로벌 기업들의 감원 규모를 집계한 결과 27만 명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감원 규모가 가장 큰 기업은 아마존이다. 아마존은 지난해 11월 1만 명을 해고하기로 한 뒤 올 들어서도 두 차례에 걸쳐 대규모 감원 계획을 발표했다. 구조조정 인력 규모만 2만7000여 명이다. 주요 실리콘밸리 기업들도 몸집 줄이기에 나섰다. 메타는 2만1000명, 구글은 1만2000명, 마이크로소프트는 1만 명을 회사에서 내보내기로 했다.
그동안 아마존, 구글을 비롯한 미국 빅테크는 코로나19 사태를 거치며 직원 채용을 크게 늘려왔다. 하지만 지난해부터 경기 침체 우려가 커진 데다, 금리마저 가파르게 올라가면서 결국 구조조정의 칼을 빼들었다는 평가다.
빅테크들뿐만이 아니다. 전통 산업에 기반을 둔 기업들도 매출 둔화가 예상되면서 인력 감축에 나섰다. 네덜란드 기업인 필립스는 의료기기 사업 부진으로 2025년까지 1만여 명을 해고할 계획이다. 통신장비업체인 에릭슨도 5세대(5G) 이동통신망 설비 매출 부진으로 8500여 명을 감원키로 했다. 전문가들은 글로벌 기업들의 구조조정 효과가 연내 실적에 반영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정용제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감원에 나선 메타의 경우 올해 영업이익률이 전년 대비 2.4%포인트 오른 27.2%를 기록할 것”이라며 “아마존은 올 2분기부터 비용 개선이 본격화되면 영업이익률이 전년 대비 상승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국내 기업은 딴판이다. 수출 부진에다 원가 및 인건비 상승으로 직격탄을 맞고 있지만, 노동시장 유연성 부족으로 옴짝달싹하지 못해 경쟁력이 쪼그라들고 있다는 우려가 커진다.
배태웅 기자 btu104@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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