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주재원으로 미국 뉴욕에 가게 된 박주연 씨는 맨해튼 타임스퀘어 인근 ‘파리바게뜨’를 방문하고 여러 차례 놀랐다. “한국에서 먹던 빵 가격이 미국에선 훨씬 비싸서 놀랐어요. 그런데도 매장이 만석이더라구요.”
지금 미국에선 파리바게뜨, ‘뚜레쥬르’ 등 국내 베이커리 브랜드의 인기가 한창이다. 생크림 케이크, 단팥빵, 크림빵 등 국내에서 판매하는 동일 제품을 현지에서 두 배가량 비싼 값에 선보이는데도 불티나게 팔려나간다.
국내 3400개 파리바게뜨 가맹점의 단팥빵 평균 판매가격 1500원보다 120.0% 비싸다. 슈크림빵과 우유식빵의 미국 평균 판매가격은 각각 2.7달러(약 3500원), 5.4달러(약 7000원)로 133.3%, 105.9% 높다.
뚜레쥬르도 마찬가지다. 뉴욕의 한 매장에서 파는 모카롤케이크는 25달러(약 3만2000원)로 국내 판매가격 1만6000원의 두 배다. 국내 매장에서 2500원에 팔리는 김치크로켓은 현지에서 4.4달러(약 5700원)에 판매되고 있다.
미국은 원재료 값과 물류비, 인건비, 임대료 등 제조원가가 한국과 다르기 때문에 가격을 단순 비교하기는 어렵다. 하지만 이 정도 가격을 책정할 수 있는 건 현지에서도 고급 브랜드로 인식되는 덕분이란 게 공통적인 업계 평가다. 제과업계 관계자는 “미국에서 인기 있는 베이커리 카페 체인 ‘파네라 브레드’의 페이스트리, 머핀 등 가격이 2~4달러대인 것을 감안하면 국내 브랜드 제품 가격대는 현지에서도 높은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파리바게뜨와 뚜레쥬르는 이런 기세를 몰아 경쟁적으로 현지 매장을 확장하고 있다. 각각 미국에 생산기지 설립도 검토 중이다. 파리바게뜨는 뉴욕 맨해튼에만 13개 매장을 운영하는 것을 비롯해 미국에서 매장 120개를 확보했다. 2030년까지 1000개 매장 오픈이 목표다.
미국에서 80여 개 매장을 운영하는 뚜레쥬르도 2030년까지 매장 1000개를 목표로 내걸었다. 뚜레쥬르를 운영하는 CJ푸드빌 관계자는 “초창기에는 한인마트 주변에서 교포들이 매장을 운영했지만, 최근에는 현지인이 가맹 계약을 맺고 주요 상권에 매장을 오픈하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다만 미국의 경기 악화 우려와 비례해 리스크도 커진다는 지적이 나온다.
하수정 기자 agatha77@hankyung.com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