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 길 달리며 물 쏘고, 드론으로 불길 예측해 끄고

입력 2023-03-28 17:58   수정 2023-03-29 00:32

지난 주말 강화도 마니산 산불 현장에 열화상 카메라를 탑재한 드론이 투입되면서 소방현장의 최첨단 장비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소방드론은 헬기가 운항하기 어려운 야간에 산불 진행 방향을 분석하거나 잔불을 확인하는 등 현장 도우미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드론뿐 아니라 소방 현장에 투입되는 특수진압 장비는 갈수록 첨단화하고 있다.

28일 소방청에 따르면 소방드론은 현재 401대가 배치돼 있다. 운영 자격증을 갖춘 인력도 3976명이다. 지난 5년간 총 7347건의 사건 현장에서 드론이 활약했다. 소방드론에는 최대 200배까지 확대하는 카메라와 적외선 열화상 카메라가 부착돼 있다. 맨눈으로 감지하기 어려운 잔불 정리 등에 큰 도움이 된다.

야간 화재 시에는 사람이 있는지 확인할 수도 있다. 구조와 수색에서도 역할을 하고 있다. 지난해 1월 광주 신축공사장 붕괴 현장에 출동한 서울소방재난본부 현장대응단은 구조대원 투입 전 건물 안전진단을 위해 드론을 활용한 3D(3차원) 매핑을 실시했다.

소방차 성능도 진화하고 있다. 산불 전문 진화차량인 험지펌프차는 45도 경사의 산비탈이나 산악 지형에서도 주행할 수 있는 특화장비다. 수륙양용도 가능해 수심 1.2m까지 운행할 수 있다. 일반적인 소방차가 방수를 위해서 시동을 멈추고 고정해야 하는 것과 달리 달리면서 물을 뿌릴 수 있다. 가격은 약 7억5000만원으로 일반 산불진화차(약5500만원)보다 열 배 이상 비싸다. 2020년 처음 도입돼 산불이 잦은 강원도, 경상도 등지에 배치됐다. 소방청은 현재 18대인 험지펌프차를 2024년까지 51대 더 보강할 계획이다.

로젠바우어 화학차는 일반 화재와 산업 현장 화재에서 모두 유용하게 쓰인다. 영화 ‘트랜스포머 3’의 악당 ‘센티넬 프라임’이 바로 이 로젠바우어 화학차다. 해외에서는 항공기 사고가 났을 때 구조용으로 사용되는 것으로 유명하다. 대형펌프차가 4500L 이상의 물을 싣는데 로젠바우어는 1만L 이상의 물을 실을 수 있다. 유류화재 때 사용하는 폼탱크도 1000~2000L에 달한다. 일반 화학 펌프차가 400L인 것과 비교하면 진화능력이 2~5배가량 높다. 소방청 관계자는 “대용량, 고성능 장비를 구비함으로써 화재에 효율적으로 대응할 수 있게 됐다”며 “2019년 울산에서 선박 화재가 났을때 2차 폭발 등의 피해를 막은 것도 로젠바우어 화학차 덕분이었다”고 설명했다.

소방청은 지난해부터 대규모 화재를 진압하기 위한 ‘대용량포방사시스템’을 도입했다. 대용량포방사시스템은 방수포·주펌프·중계펌프·수중펌프·트레일러·지게차·포소화약제 탱크차 등 총 17대의 장비로 구성돼 있다. 대형펌프차 26대가 동시에 방수하는 수준인 분당 7.5만L의 소방용수를 최대 130m 거리까지 방수할 수 있다. 수중펌프를 활용하면 호수·하천·해수를 소방용수로 무제한 이용할 수도 있다.

강영연 기자 yyk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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