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조 '세수 펑크' 우려에도…올해 稅감면 70조 육박

입력 2023-03-28 18:10   수정 2023-03-29 01:15

올해 정부가 깎아주거나 환급하는 국세 규모가 70조원에 육박할 것으로 전망됐다. 경기 침체 등으로 세수 여건이 악화하는 상황에서 국세 감면액까지 사상 최대치로 늘어나면서 ‘세수 펑크’ 우려가 커지고 있다.

28일 국무회의에서 의결된 ‘2023년 조세지출 기본계획’에 따르면 올해 국세 감면액 전망치는 69조3000억원이다. 지난해 추정치(63조5000억원) 대비 9.1% 늘어난 수준이다. 국세 감면은 조세 감면, 비과세, 소득공제, 세액공제, 우대세율 적용, 과세이연, 조세특례에 따른 재정 지원 등 세금을 부과한 뒤 받지 않거나 깎고, 또는 세금 환급 형태로 장려금을 지급하는 세제 혜택이다. 세출예산은 아니지만 감면액만큼 예산을 지원해주는 셈이어서 조세지출로 불린다.

국세 수입에서 국세 감면액이 차지하는 비중인 국세감면율은 13.9%로 전망됐다. 국가재정법상 국세 감면 한도(직전 3년 국세감면율 평균+0.5%포인트)인 14.3%보다는 낮다.

전체 감면액 가운데 39조9000억원은 개인에게 돌아간다. 이 중 68.4%는 서민·중산층에게 귀속된다. 기업 대상 감면액은 23조2000억원으로 추산되는데 이 중 66.2%는 중소기업에, 3.8%는 중견기업에 돌아간다.

지난해와 비교해 국세 감면액이 가장 크게 늘어나는 항목은 국가전략기술 세제지원으로, 약 1조원 증가할 것으로 추산된다. 근로장려금 재산 요건 완화(2억원→2억4000만원)도 국세 감면을 약 7500억원 증가시킬 전망이다.

정부 안팎에서는 올해 세수 부족 우려가 큰 만큼 실효성이 없는 조세지출을 적극 정비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난 1월 국세 수입은 1년 전에 비해 6조8000억원 감소한 42조9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예산 대비 징수된 금액을 의미하는 진도율은 10.7%로 작년(12.5%) 대비 1.8%포인트 떨어졌다. 이런 추세가 이어지면 올해 10조원 넘는 세수 펑크가 발생할 수밖에 없다.

기획재정부는 일몰 기한이 도래하는 비과세 및 감면 제도를 원칙적으로 종료하거나 재설계하는 방향으로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전체 조세지출 항목 299개 중 올해 일몰이 돌아오는 항목은 63개다.

도병욱 기자 dod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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