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AI) 기술 혁신이 향후 10년간 세계 경제를 연 7% 성장시킬 수 있다면서도, 노동 시장에 중대한 혼란을 초래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특히 변호사나 사무행정직은 AI 도입으로 해고 위협에 놓일 가능성이 가장 큰 직군으로 꼽혔다.
27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는 골드만삭스의 보고서를 인용해, 챗GPT 등의 생성형 AI 시스템이 노동 시장에 본격 투입되면 세계의 국내총생산(GDP)은 향후 10년간 연 7%(7조 달러, 약 9075조원)씩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일부 직군에선 상당한 노동 비용을 절감하고 새로운 일자리 창출, 필수 노동자의 생산성 향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전망이다.
골드만삭스는 생성형 AI가 향후 10년간 미국의 노동생산성을 대략 연간 1.5%포인트씩 올릴 것으로 추정했다. 지난 10년간 미국 노동생산성 성장률이 연평균 1.3%였던 것과 비교하면 극적인 도약이 될 수 있다는 평가다.
다만 노동 시장엔 '심각한 혼란'이 초래될 것으로 내다봤다. 보고서는 생성형 AI가 노동 시장에 도입되면 경제 전반에 걸쳐 정규직 근로자가 투입된 3억 개의 일자리가 위협받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업무가 AI 자동화로 인해 대체될 수 있다는 예상이다. 보고서는 미국과 유럽의 직업 중 3분의 2가 이에 영향을 받게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직종으로는 변호사와 사무직이 대체 가능성이 가장 높은 '위험군'으로 꼽혔다. 반면 컴퓨터와 수학, 교육, 사회복지 등의 분야 등은 업무상 AI에 수혜를 볼 수 있다고 내다봤다.
'기술이 노동 시장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연구 중인 매트 빈 미국 산타바바라대 교수는 "AI의 도입으로 인해 어떤 직업이 사라지고, 누가 일자리를 잃을지는 예측할 수 없다"면서 "기술과 효과적으로 협력해 시너지를 낼 수 있도록 근로자를 교육하고, 임금과 경력에 대한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직업을 재설계하는 등의 정책적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신현보 한경닷컴 기자 greaterfoo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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