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가 올해 예상보다 저조한 실적을 거둘 것이란 분석이 나왔다. 생산 원가는 오르는데, 수요가 부진해 판가가 하락한 탓이다.
채민숙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29일 보고서를 내고 "메모리 반도체 업황이 부진해 평균 판매가격(ASP)이 하락한 가운데, 생산 원가는 올라 SK하이닉스의 적자폭이 확대될 것"이라며 "중국 내 극자외선(EUV) 장비 반입이 난항을 겪고 있어 공장 가동률이 낮아진 탓에 원가가 상승한 것"이라고 추정했다. 그러면서 "D램 비트그로스(bit growth·비트 단위로 환산한 생산량 증가율)는 전 분기 대비 25% 낮아질 것"이라며 "지난 4분기에 1분기 수요 일부를 미리 판매한 영향"이라고 설명했다.
한국투자증권은 SK하이닉스가 1분기 매출액과 영업적자를 각각 4조6000억원과 3조1000억원으로 추정했다. 연간 적자 예상치도 기존 9조1000억원에서 11조4000억원으로 높였다. 시장 컨센서스(10조772억원 적자)를 밑돈 것이다.
채 연구원은 올해가 SK하이닉스에 중대한 변곡점이 될 것으로 봤다. 투자를 축소한 가운데 기업 경쟁력을 유지할 수 있는 방법이 제시돼야 한다는 주장이다. 그는 "삼성전자가 투자를 지속할 때 SK하이닉스가 투자를 줄인 건 이번이 처음"이라며 "수익성 위주의 경영을 펼친 마이크론과 달리 SK하이닉스는 삼성전자와 점유율 경쟁을 지속해왔기에, 경쟁력 유지 방안에 대한 고민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SK하이닉스의 주가 전망에 대해 채 연구원은 "연간 적자폭은 늘어나고 있지만 메모리 업황을 고려하면 2분기 이후 실적은 점차 개선될 것"이라며 "D램 업황이 반등하면 SK하이닉스의 주가도 추세적으로 상승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증권사는 한국투자증권은 SK하이닉스의 목표주가를 11만3000원으로 유지했다.
진영기 한경닷컴 기자 young71@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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