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내수 관광 산업 활성화를 위해 재원 600억원을 투입하기로 했다. 수출에 이어 내수까지 한국 경제의 '양대 축'이 위태로운 가운데 내놓은 내수 진작 방안이다.
29일 윤석열 대통령 주재로 열린 제15차 비상경제민생회의에서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1인당 숙박비 3만원씩 총 100만명 ▲유원시설 입장료 1만원씩 총 18만명 ▲휴가비 10만원씩 최대 19만명 등 총 153만명에게 최대 600억원의 재정을 지원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또 문화비·전통시장 지출에 대한 소득공제율을 10%포인트씩 한시적으로 상향하고, 온누리 상품권 구매 한도도 대폭 상향한다. 올해 방한 관광객 1000만명 이상 유치를 위해 22개국을 대상으로 전자여행허가제(K-ETA)를 면제하겠다는 방침이다.
전국 130개 이상 지역축제도 테마별로 확대하고, 50여개에 달하는 메가 이벤트, 대규모 할인 행사도 진행한다. 문화비·전통시장 지출에 대한 소득공제율도 10%포인트씩 한시적으로 상향한다.
유원시설과 케이블카 입장권 비용도 기업의 문화 업무추진비로 인정하기로 했다. 4월과 7월에는 공무원의 연가 사용을 촉진한다. 학교에는 재량 휴업을 권장해 여행 분위기를 조성한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유행 기간 월간 10만명을 밑돌던 출국 해외여행객 수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점차 늘어나면서 지난 1월 180만명에 육박했다. 이처럼 폭증하는 해외여행 수요를 일부 국내로 돌려 내수 진작 효과를 꾀하겠다는 게 정부의 복안이다.
실제로 정부는 지난해 국내 숙박비 3~4만원을 지원해 쿠폰 사용자들이 평균 쿠폰 지원 금액의 약 11배를 여행에서 지출하는 효과를 확인한 바 있다. 정부의 이런 내수 진작 방안은 재정 투입을 통한 단발성 지원으로 그치지 않고 오는 5월에는 대규모 세일이자 소비 촉진 행사인 '동행축제', 6월에는 KT, 렌터카, 시티투어 버스 등의 가격을 할인해주는 '여행 가는 달' 캠페인 등으로 이어질 전망이다.
윤 대통령은 이날 회의 모두발언에서 "이제 내수 활성화를 통한 새로운 경제적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방향을 고민해야 한다"며 "다양한 문화 관광상품과 골목상권 및 지역시장의 생산품, 특산품에 대한 소비와 판매가 원활히 연계되도록 해 내수 진작을 통한 경제 활성화에 매진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마침 전 세계적인 방역 조치 완화와 한일관계 개선 등으로 코로나19로 크게 타격받은 음식·숙박 분야의 소비와 관광을 팬데믹 이전으로 되돌릴 여건이 이제 만들어지고 있다"며 "이러한 내수 활성화를 위해서는 중앙정부뿐 아니라 지방자치단체와 민간이 함께 뛰어야 할 것이다. 저는 첫째도, 둘째도, 셋째도 민생이라고 말씀드렸다. 국민들이 체감하실 수 있도록 비상한 각오로 임해달라"고 주문했다.
홍민성 한경닷컴 기자 msho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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