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철우 경북지사는 지난달 안동소주 제조업체 대표들과 스코틀랜드의 스카치위스키를 벤치마킹했다. 스카치위스키는 지난해 사상 처음으로 매출 10조원(수출 90%)을 돌파했다. 이 지사는 안동소주 세계화 사업에 곧바로 착수했다. 위스키보다 오랜 역사를 지니고 품질 면에서도 뒤지지 않는 ‘안동소주’가 세계인의 입맛과 정서를 사로잡는 브랜드가 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다.
이 지사는 지난 11일 민속주 안동소주(대표 김연박)와 최근 아이돌그룹 세븐틴의 촬영지로 알려지면서 경북 관광의 킬러콘텐츠로 부상한 망개마을의 밀과노닐다(대표 김선영·박성호)를 방문하고 안동소주 세계화의 시동을 걸었다.
경상북도는 안동시와 기업 대표, 대학교수 등 13명이 참여하는 안동소주세계화TF단(단장 박찬국 경상북도 농식품유통과장)을 구성했다. 도는 고급 전통주 생산 및 양산 기반 구축, 관광 자원화, 수출 및 홍보에 114억원(2026년까지 48억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투자재원은 전통주 산업 성장의 걸림돌로 인식되고 있는 주세법 개정 건의 등 과제 발굴과 안동소주의 품질과 브랜드 관리를 위한 경북지사 인증 품질기준 마련, 생산 기반 구축, 홍보관 운영, 해외 바이어 발굴 등에 투입된다.
또 유명 아이돌 그룹, 트로트 가수, 인플루언서 등과 협업해 전 연령층을 대상으로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는 홍보 전략을 마련하기로 했다. 지난달 이 지사의 스코틀랜드 방문 때 약속한 인력, 기술 교류 지원을 통해 안동소주에 스카치위스키 세계화 전략을 도입할 계획이다.
코로나19 이후 국내 주류시장은 격변기를 맞고 있다. 관세청 수출입무역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위스키류 수입액은 전년보다 52.2% 증가했다. 코로나19를 계기로 회식과 모임이 줄고 홈술(집에서 먹는 술) 문화가 정착돼 고가의 위스키를 접해본 젊은 층이 늘어남에 따라 관심이 커진 결과다.
지난해 우리나라의 일본 위스키 수입액은 전년 대비 31.14% 증가했다. 최근 반일 정서가 주춤해지면서 일본 제품에 대한 소비가 되살아나고 이에 따라 일본 위스키 수입액 또한 증가한 것으로 풀이된다.
경상북도의 지난해 전통주 출고액은 143억원으로 코로나19 이전인 2018년 84억원보다 70% 이상 급증했다.
이 지사는 민속주 안동소주를 방문해 전통주 제조방식을 직접 체험하고 “안동소주를 만드는 데 많은 노력이 드는 만큼 규격화된 품질인증 기준을 마련해 고급 브랜드로 육성하겠다”고 강조했다.
쌀 소비 감소 속에 농업 대전환에 나선 경상북도는 농업의 고부가가치화와 수출 산업화 등 전통주 세계화에 역량을 집중하고, 세계시장에서 경쟁력을 갖기 위한 대응 전략을 모색한다.
이 지사는 “안동소주는 세계 명주라 부르는 스카치위스키, 중국 백주, 일본 청주와 같이 어깨를 겨룰 수 있는 그런 전통이 있는 술인데, 다른 술보다 너무 저평가돼 있다”며 “한류를 활용해 전통주의 세계 명품주화와 수출산업화를 이루겠다”고 강조했다.
안동=오경묵 기자 okmook@hankyung.com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