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생활형 숙박시설을 내 집 대용으로 분양받은 분들과 투자용으로 매입하신 분들의 발등에 불이 떨어졌습니다. 향후 호텔로만 운영해야 하며, 주거용으로 사용하려면 오는 10월 14일까지 주거용 오피스텔로 변경해야 합니다. 이를 이행하지 않으면 공시가격의 10%에 해당하는 이행강제금도 부과된다고 하니 결국 마이너스 프리미엄이 붙어 거래되는 처지에 내몰렸습니다.
생활형 숙박시설을 별도 운영업체에 맡겨 호텔로 수익을 내는 것은 어떨까요. 지난해만 하더라도 코로나19로 관광객이 줄어든 탓에 서울 유명 호텔들이 대부분 주상복합이나 오피스 전환을 목표로 매각됐습니다.
그런데 호텔 업계의 반전이 시작되었습니다. 외국인 관광객이 국내에 들어오니 서울은 물론이고 경기도, 인천까지 주말에 객실이 차고 있습니다. 위치가 좋은 호텔은 수익성이 빠르게 개선되고 있습니다.
정부도 외국인 관광객 유치에 팔을 걷었습니다. 올해 외국인 관광객 1000만명 유치를 위해 22개국을 대상으로 전자 여행허가제를 면제하겠다고 발표했습니다. 관광 활성화를 위해 내국인 153만명에게도 필수 여행비용 할인 혜택을 제공하기로 했습니다.
호텔 수요가 늘어난다고 서울에 신규 투자가 이뤄질 가능성은 작습니다. 이미 토지 가격이 평당 수억원대를 호가하기에 대형 호텔을 새로 지어서는 수익을 내기 어렵기 때문입니다. 반면 이미 분양되어 공사 중인 생활형 숙박시설들은 호텔로 활용돼 큰 수익을 낼 기회가 찾아왔습니다.
서울의 경우 외국인 장기출장자나 장기투숙객이 많기에 생활형 숙박시설이 본래 기능인 서비스드 레지던스 역할을 하기에 충분합니다. 위치에 따라서는 충분한 투자수익도 낼 수 있을 전망입니다. 서울 외곽이나 경기도, 인천 등지에 공급된 생활형 숙박시설도 앞으로 늘어날 외국인 관광객을 위한 시설로 운영할 가치가 있습니다.
하지만 앞으로는 개인이 직접 객실 분양을 받게 하는 방식보다는 호텔 개발 리츠 등을 적극적으로 활용해야 할 것입니다. 개인은 리츠 주식에 투자하고 호텔은 전문 운영사가 운영하도록 하면 지금과 같은 혼란을 미연에 방지할 수 있습니다.
이미 건설된 생활형 숙박시설도 자산을 리츠가 편입해 운영하는 경우 취득세, 양도세 등의 세제 혜택을 주면 어떨까요. 분양받은 개개인이 사업자등록 내기보단 전문 호텔 운영업체들이 운영해 수익을 내도록 유도해야 할 것입니다. 지금이라도 호텔 개발 리츠를 활성화한다면 개인들까지 분양받아 공사비를 조달하는 편법까지 쓸 이유가 사라집니다.
주택시장과 마찬가지로 선진국들은 리츠를 활용해 호텔 리조트를 개발하고 직접 운영까지 하면서 막대한 수익을 내고 있습니다. 국내는 아직도 주택 분양 방식으로 호텔을 개발하니 안타까울 따름입니다. 이제는 리츠를 활용해 선진화시킬 시기입니다.
<한경닷컴 The Moneyist> 최원철 한양대 부동산융합대학원 특임교수
"외부 필진의 기고 내용은 본지의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독자 문의 : thepen@hankyung.com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