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03월 30일 09:52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클라우드 소프트웨어 기업인 오케스트로가 1300억원 규모의 투자금 유치에 나선다. 클라우드 산업 성장세를 타고 오케스트로 몸값도 수직 상승하고 있다. 오케스트로는 신규 자금으로 프라이빗 클라우드 관련 솔루션 기업을 인수할 계획이다.
29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오케스트로는 1300억원 규모 투자금 유치를 위해 국내 사모펀드 운용사, 벤처캐피탈(VC) 등을 대상으로 사전 마케팅 작업을 하고 있다. 실무 작업은 삼정KPMG이 맡았다.
오케스트로가 희망하는 기업가치는 약 6000억원이다. 지난해 7월 PEF IMM인베스트먼트로부터 200억원 규모 투자를 받을 당시 기업가치는 1500억원이었다. 불과 8개월 만에 몸값 4배로 자금 조달을 추진하는 것이다. 클라우드 성장성이 그만큼 가파르다는 얘기다.
◆프라이빗 클라우드 시장 공략
오케스트로는 2018년 5월 김민준 대표를 중심으로 공대 출신 연구원들이 주축이 돼 설립했다. 공공, 금융, 민간 등의 클라우드 데이터센터에 클라우드 플랫폼(CMP) ‘마에스트로 CMP’, 소프트웨어 정의 데이터센터(SDDC) 기반 IaaS 플랫폼 ‘콘트라베이스(CONTRABASS)’, 데브옵스(DevOps) 솔루션 ‘트럼본’, AI옵스(AIOps) 솔루션 ‘심포니A.I.’ 등 7종의 클라우드 핵심 솔루션을 개발·공급한다. 특히 정부가 구축하고 있는 프라이빗 클라우드 환경을 통합·관리할 수 있는 플랫폼(CMP)은 오케스트로의 ‘마에스트로 CMP’가 유일하다.성장 속도도 빠르다. 설립된 지 5년이 채 되지 않았지만, 2021년 매출 136억에서 지난해 매출 338억원을 달성해 2배 이상 늘었다. 2027년 매출 5000억원 달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오케스트로는 이번에 유치한 투자금으로 주요 클라우드 솔루션 업체를 인수하여 클라우드 플랫폼(CMP)을 더욱 강화함으로써 신속하게 클라우드 생태계를 장악해 나갈 계획이다. 프라이빗 클라우드는 네이버, KT클라우드 같은 제공사(CSP)가 제공하는 서비스만 이용 가능한 퍼블릭 클라우드 서비스와 달리, 이용자가 직접 필요로 하는 데이터센터를 구축해 입맛에 맞게 운영할 수 있다.
최근 클라우드 시장은 퍼블릭 클라우드에서 프라이빗 클라우드를 혼용하는 멀티 하이브리드 시장으로 급격히 재편되고 있는데, 오케스트로는 프라이빗 클라우드 시장 지배력을 높이겠다는 계획이다. 국내 데이터센터는 총 141개이며, 이 중 클라우드 데이터센터는 아직 4개에 불과하다. 137개 데이터센터가 프라이빗 클라우드 데이터센터로 전환될 가능성이 높다는 게 업계의 전망이다. 한국 프라이빗 클라우드 시장은 올해 2조원에서 오는 2027년 6조원까지 연평균 25%씩 성장할 전망이다.
◆클라우드 투자 열기 이어질까
올해도 클라우드 관련 기업에 대한 투자 열기가 이어질지 관심이다. 클라우드 관련 기업은 지난해 투자 빙하기에도 불구하고 투자 유망처로 주목받으며 수천억 규모 자금을 조달했다. 메가존 클라우드, NHN클라우드, KT클라우드가 대표적이다. 클라우드 분야에 투자자의 자금이 몰리는 건 연 10%대에 이르는 높은 성장성 때문이다.클라우드 서비스는 2020년 코로나19 이후 업무 환경의 디지털 전환이 가속화되면서 수요가 폭증하고 있다. 데이터를 보관하는 데이터센터(IDC)에 대한 수요도 크게 늘어 공급이 부족한 상황이다. 2022년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정보통신산업진흥원(NIPA)가 발표한 국내 클라우드 산업 실태조사 결과 보고서에 따르면 2021년 기준 국내 클라우드 시장 규모는 4조9250억원을 기록했다. 2020년 4조200억원 대비 23% 증가했다.
기업이나 기관이 클라우드를 도입할 때 이전·구축·운영 등을 중개하는 서비스를 제공하는 메가존클라우는 지난해 MBK파트너스, IMM PE 등으로부터 두 차례에 걸쳐 총 5800억원의 자금을 유치했다. 지난해 스타트업이 유치한 자금 조달 규모 중 최대치다. 공공 데이터센터를 운영하는 NHN클라우드는 올해 초 IMM인베스트로부터 1500억원의 자금을 받아 유니콘 기업에 등극했다. 경쟁업체인 KT클라우드는 IMM PE로부터 약 6000억원의 자금 조달 작업이 막바지에 있다.
김채연 기자 why29@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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