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기기 수리비가 대폭 인상됐다. 최근 애플코리아의 수리비 할인정책이 종료된 여파다. 여기에 올 3월 글로벌 인상분까지 고려하면 사실상 소비자들의 체감 인상폭은 더욱 클 것으로 보인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달까지만 해도 7만원대였던 아이폰13 시리즈의 배터리 교체 비용은 이날 12만2000원으로 54%(4만2800원) 뛰었다. 지난달까지 아이폰13~X시리즈 수리비는 7만9200원, 아이폰8~SE시리즈는 5만9400원이었으나 각각 12만2000원, 10만원으로 올랐다. 맥북에어의 배터리 교체비용도 기존 17만9000원에서 22만9000원, 맥북과 맥북 프로 역시 종전 27만9000원에서 35만9000원으로 인상됐다.
공정거래위원회 자진 시정안에 따른 애플 수리비 10% 할인 정책이 종료된 데 따른 것이다. 애플은 2021년 국내 이동통신사에 광고와 무상수리 비용 등을 떠넘긴 '갑질'에 대한 시정안으로 수리비·보험료 할인 및 연구개발(R&D) 지원센터 등을 포함한 1000억원 규모 상생지원 방안을 승인받았다. 이 상생안이 지난 28일 종료됐다.
이같은 애플 수리비 대폭 인상 방침이 알려지자 배터리 교체 수요 등이 있는 소비자들은 가격 인상 전에 '애플스토어 오픈런'까지 했다.
애플의 갑질 시정안 이행 내용 가운데 소비자들이 체감할 수 있는 유상 수리비 지원 및 애플케어플러스 할인 지원금(250억원)이 모두 소진됐는지가 핵심이다. 공정위는 조만간 애플의 이행상황 보고서를 토대로 상생안을 성실히 수행했는지 점검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금융위원회가 애플케어플러스를 '우발성 손상보증(ADH)'에 해당하는 보험상품으로 유권해석함에 따라 그간 소비자들에게 받아온 부가가치세 일부를 환급해줄지도 관심사다. 현행법상 보험상품은 부가세 면제 대상이다. 앞서 KT도 2016년 '올레폰안심플랜'이 보험상품이라는 유권해석을 받아 가입자 988만명에게 평균 6100원씩 모두 606억원을 환급한 바 있다.
김영식 국민의힘 의원은 지난 1월 "통상 20만원 내외로 판매되는 애플케어플러스 상품의 절반을 보험상품으로 봤을 때, 서비스 1회 가입당 1만원 내외 부가세 환급이 이뤄져야 할 것"이라며 “애플코리아와의 협의를 통해 환급 방법 등을 논의하겠다"고 언급한 바 있다.
조아라 한경닷컴 기자 rrang12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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