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동맹 포위 효과…美, 대중 수출 '반토막'

입력 2023-03-29 17:43   수정 2023-03-30 01: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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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이 반도체 제조 장비의 중국 수출을 규제한 작년 10월 이후 주요국의 수출 규모가 급감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작년 4분기 미국과 네덜란드의 중국에 대한 반도체 장비 수출액이 1년 전 같은 기간보다 각각 50%, 44% 감소했다고 29일 보도했다. 일본의 수출 규모도 16% 줄었다. 중국을 제외한 지역에 대한 반도체 장비 수출액은 일본이 26%, 미국은 10% 증가해 대조를 이뤘다. 세계 반도체 공급망이 중국과 중국 이외 지역으로 분화하고 있음을 나타내는 수치라고 이 신문은 해석했다.

미국은 지난해 10월부터 첨단 반도체 제조에 필수적인 장비와 소프트웨어 등의 중국 수출을 사실상 금지했다. 또 같은 수준의 수출 규제를 일본과 네덜란드에 요청했다. 미국과 네덜란드, 일본은 세계 3대 반도체 장비 수출국이다.

중국 측 통계에서도 미국의 수출 금지 조치가 효과를 내고 있음이 확인됐다. 중국 언론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의 반도체 장비 수입액은 347억달러(약 45조원)로 1년 전보다 15% 감소했다. 중국의 반도체 장비 수입이 감소세로 돌아선 것은 3년 만이다. 올 1~2월 중국의 반도체와 반도체 장비 수입액은 각각 25%, 21% 줄었다.

반도체 장비의 중국 수출 감소세는 올해도 이어질 전망이다. 미국 반도체 장비 업체 램리서치는 중국 수출 규제로 올해 매출이 20억~25억달러 감소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 회사 전체 매출의 10%에 달하는 액수다.

중국 수출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26%인 세계 3위 반도체 장비 기업 도쿄일렉트론 역시 상당한 타격을 입을 것으로 예상된다. 도쿄일렉트론 관계자는 “미국의 장비를 수입하지 못하는 중국 반도체 업체들이 생산을 중단하면 장비 수요가 더욱 줄어들 것”이라고 우려했다.

도쿄=정영효 특파원 hug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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