몬테네그로 당국이 자국에서 체포돼 구금 중인 권도형(32) 테라폼랩스 대표에 대해 "미국이 한국보다 먼저 범죄인 인도를 청구했다"고 밝혔다.
29일(현지시간) 마르코 코바치 법무부 장관은 몬테네그로 수도 포드고리차의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지금까지 미국과 한국, 두 나라가 권 대표에 대해 범죄인 인도 청구했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현지 일간지 비예스티에 따르면 코바치 장관은 전날 한국 대표단으로부터 권 대표에 대한 범죄인 인도 요청받았다고 밝혔지만, 미국은 그보다 훨씬 일찍 범죄인 인도 청구를 한 것으로 확인됐다.
가상화폐 '테라·루나 폭락' 사태의 핵심 인물인 권 대표가 어느 국가로 송환될지는 범죄의 중요성, 범죄인 국적, 범죄인 인도 청구 날짜를 기준으로 결정된다.
미국은 범죄인 인도 청구를 먼저 하며 한국과의 '송환 경쟁'에서 좀 더 앞서간 것으로 보이지만, 송환 국가를 정할 때는 범죄인의 국적도 큰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양국 중 어느 쪽에 우선권이 갈지는 아직 예단하기 어렵다.
코바치 장관 역시 "현 단계에서 두 국가 중 어느 쪽이 우선권이 있는지 말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코바치 장관에 따르면 권 대표는 측근인 한모씨와 함께 지난 23일 포드고리차 국제공항에서 코스타리카 위조 여권을 갖고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행 비행기에 탑승하려다 검거됐다.
권 대표는 가상화폐 테라와 루나 폭락 사태 직전인 지난해 4월 싱가포르로 출국한 뒤 잠적했고, 이후 두바이를 거쳐 세르비아로 도주했다. 다시 인접 국가인 몬테네그로를 통해 두바이로 가려다 붙잡힌 것이다.
몬테네그로는 원칙적으로 피의자 구금을 최대 72시간까지만 허용한다. 포드고리차 지방검찰청이 기간 연장을 법원에 요청했고, 법원은 최근 피의자 신문을 거쳐 검찰의 요청을 받아들였다. 이에 따라 권 대표는 최대 30일간 구금된다.
이보배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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