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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 초 실리콘밸리 은행 및 3개 은행의 급격한 붕괴로 주식시장에서 기술주 쏠림 현상이 일어나고 있으나 경계하는 목소리도 높다.
블룸버그와 마켓워치 CNBC 등에 따르면, 실리콘밸리은행 사태가 발표된 3월 8일 이후 S&P500이 0.5% 하락한데 비해 S&P 500 정보 기술 섹터는 3% 상승을 기록중이다.
메가캡 기술주 중에서는 애플(AAPL)이 지난 3주간 4% 가까이 상승하는 등 올들어 21.3% 올랐다. 메타 플랫폼(META)은 올해 66.8% 올랐고 마이크로소프트는 14.8%, 알파벳도 14.5% 올랐다. 테슬라(TSLA)도 54% 상승했고, 챗GPT 열풍을 탄 엔비디아(NVDA)는 무려 81% 급등했다.
이에 따라 시가 총액이 1조달러를 넘는 메가캡 회사는 애플,마이크로소프트,알파벳,아마존 4개사로 늘었고 그 다음 그룹으로 엔비디아, 메타, 테슬라가 올해 S&P 상승의 대부분을 책임지고 있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종합지수 역시 올해 1분기에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를 상회했으며 다우존스 마켓 데이터에 따르면 2001년 4분기 이후 분기별 최대 상승률을 기록중이다.
이에 대해 일부 분석가들은 작년에 많이 하락한 만큼 당연하다는 반응과 함께 그럼에도 안전 피난처는 아니라는 경계감을 나타냈다.
마켓워치에 따르면 리차드 번스타인 어드바이저스의 댄 스즈키 최고투자책임자(CIO)는 2022년 말 다수의 기술주가 과매도됐으며 올해초 예상보다 나은 경제 지표로 자신감이 높아진 만큼 기술주가 오르는 것은 정상적이라고 말했다.
그는 특히 은행업에 대한 우려속에 투자자들이 메가캡의 견고한 대차대조표, 강력한 현금 흐름과 이윤 창출 능력에 끌리면서 기술주를 사게 됐다고 밝혔다.
미국의 채권 수익률이 최근 하락하고 연준이 통화 긴축 주기가 거의 끝나가고 있을 것이라는 희망도 기술주 쏠림을 뒷받침한다고 분석가들은 지적했다.
일반적으로 채권 수익률이 떨어지면, 미래의 현금 흐름과 기업 이익의 성장분에 대한 할인률이 낮아지기 때문에 기술회사 주식이 채권보다 매력도가 높아진다. 금리와 기술주 사이의 상관관계가 완벽하게 일관되지는 않아도 민감도가 있다는 설명이다.
그러나 기술주를 안전한 피난처로 보는 것은 실수라는 의견도 적지 않다.
이들은 기술 기업의 상당수가 이미 작년부터 펀더멘털이 상당히 악화된 경우가 많아 밸류에이션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랜즈버그 베넷 프라이빗웰스매니지먼트의 최고투자책임자인 마이클 랜즈버그는 "수요 약화로 많은 기술 기업의 펀데멘털이 악화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기술 회사들이 사람들을 공격적으로 해고하면서 비용을 줄일 수는 있지만, 외형을 줄인 만큼 매출과 이익이 늘긴 어렵다”고 강조했다.
스즈키도 최근 기술 회사의 전 영역에서 기업이익이 큰 폭으로 하락하고 있으며,기술 기업의 가장 큰 수혜자인 유동성이 긴축으로 접어들었음을 지적했다.
블룸버그는 엔비디아의 경우 지난 10월의 저점이후 주가가 두 배 이상 오르면서 기술적으로 과매수 영역에 들어섰다고 언급했다.
블룸버그가 집계한 데이터에 따르면 엔비디아는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의 평균 주가수익배수 21배보다 거의 3배 가까이 비싼 예상 수익의 56배에 거래되고 있다. 지난 10년간 엔비디아의 평균 배수는 30배였다.
엔비디아 주식을 보유중인 글로발트 인베스트먼트의 수석 포트폴리오 매니저인 토마스 마틴은 “이벤트가 매력적일 땐 보유해야 한다”면서도 앞으로 3개월동안 또 80% 오를지 묻는다면 “아니”라고 덧붙였다.
김정아 객원기자 kj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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