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르바이트생 채용을 1년에 169번이나 진행한 편의점 사연이 화제를 모으고 있다.
29일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1년 동안 편의점 알바가 169번 바뀌려면 어때야 할 것 같냐'라는 제목의 글이 퍼졌다.
해당 글에는 지난 2월 아르바이트생이 점주에게 받은 것으로 보이는 문자 메시지가 캡처돼 있었다.
점주는 2~7분 간격으로 메시지를 보내 "매장 내에 손님 계실 땐 앉지 말라", "유니폼 풀어헤치지 말고 지퍼 올려서 착용하라", "카운터에서 취식 절대 금지다. 포스에 붙어있는 근무지침 꼭 보라", "10시에 담배 재고 (파악) 대충하던데 보루까지 확인해야 한다" 등을 지시했다. 이에 알바생은 "네. 알겠습니다"라고 1분 내로 대답했다.
하지만 점주는 돌연 "오늘까지만 하고 근무 금지"라고 선언하고는 "다음부터는 사장이 말을 하면 말대답만 하지 말고 행동으로 옮기라"고 지적했다.
글 작성자는 구직 앱에 올라온 이 편의점의 채용 요강도 덧붙였다. 여기에는 "첫째 성실함. 중학교 때 공부 안하다가 고등학교 때 공부 잘하는 경우는 드물다. 처음 사회생활하는 여러분에게 지금 몸에 배인 습관이 여러분의 사회생활을 좌우한다"고 적혀 있었다.
이어 "둘째 적극성. 이곳에 여러분에게 도움이 되는 여러가지 배울 것들이 있습니다. 단, 적극적으로 얻어가려는 마음이 있어야 여러분 것이 될 것이다. 아는 만큼만 보이고 고민하는 만큼만 발전한다. 시간 떼우면 시급 나오는 마인드로 젊은 날 소중한 시간들을 시급과 맞바꾸는 어리석음을 갖지 않길 바란다"는 내용이 담겼다.
계속해 편의점 측은 "셋째 융화. 젊은 여러분은 아직 실감나지 않을 수도 있지만 인맥은 자산이자 능력이다. 지금부터라도 나랑 인연을 맺은 사람들을 소중히 하라. 언제 어떤 자리에서 어떻게 만나게 될지 지금은 알 수 없다"고 했다.
특히 채용글 아래에는 해당 편의점이 최근 1년간 169회 채용을 진행했다고 표시돼 있어 눈길을 끌었다.
이를 접한 누리꾼들은 "마치 진상 고객이 상주하는 느낌", "과도한 집착이다", "근무 금지는 뭐냐", "잘랐으면서 '다음부터'라는 말은 왜 하는지", "저 정도면 갑질하고 싶어서 사람 쓰는 거 아니냐", "지적할 수 있는 내용들이긴 한데 바로 잘라버리는 건 문제다", "대기업 구인 광고인 줄 알았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아르바이트 포털 알바몬이 알바생 3385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알바생들이 생각하는 좋은 아르바이트의 가장 중요한 기준은 '사장님, 동료 등 함께 일하는 사람이 인간적으로 좋을 것'(31.6%)이었다. 아르바이트를 길게 할 수 있었던 비결로도 '인간적이고 좋은 사장님'(37.1%)이 1위로 꼽혔다.
알바생들이 꼽은 최악의 꼴불견 사장으로는 ▲알바생을 무시하고 함부로 대하는 사장님 ▲정해진 월급날의 약속을 안 지키는 사장님 ▲알바생의 시간이나 일정은 전혀 고려해 주지 않는 사장님 ▲툭하면 반말에 말투가 거친 사장님 ▲손님에게는 과잉 친절, 알바생에게만 군림하는 사장님 ▲알바생을 못 믿어서 뭐든지 확인해야 직성이 풀리는 사장님 등이 있었다.
반면 최고의 사장님으로는 ▲알바생을 인간적으로 대우해 주는 사장님 ▲휴게시간, 식사 등 알바생에게 대한 대우가 후한 사장님 ▲친한 언니, 형처럼 스스럼없고 편한 사장님 ▲제때 월급 잘 챙겨주는 사장님 ▲알바생에게 믿고 맡겨주는 사장님 등의 답변이 나왔다.
김수영 한경닷컴 기자 swimming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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