챗GPT로 갈아탔나…썰렁한 '메타버스'

빅테크 사이에서 2년 전만 해도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주목받던 메타버스의 위상이 추락했다. 경기 침체 가능성을 대비하고 비용을 절감하기 위해 메타버스 사업을 축소하는 분위기가 퍼지고 있다. 투자 대비 수익성이 떨어진다고 판단해서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미국 기업들 사이에서 메타버스를 향한 관심이 시들해지면서 관련 사업을 중단하거나 축소하고 있다고 2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월트디즈니는 최근 메타버스 전략 부서를 해체했다. 소속 팀원 50여 명은 전원 구조조정 명단에 올랐다. 지난해 밥 체이팩 당시 최고경영자(CEO)가 메타버스를 ‘스토리텔링의 개척지’라고 호평하며 부서를 출범시킨 지 1년 만이다. 마이크로소프트(MS)는 2017년 인수한 가상현실(VR) 플랫폼인 알트스페이스 VR 서비스를 최근 종료했다. MS는 증강현실(AR) 헤드셋을 개발하는 홀로렌즈 부서도 구조조정하기로 했다.

메타버스를 향한 의욕을 보이며 2021년엔 회사명까지 바꾼 메타도 비슷한 행보를 보인다. 메타는 구조조정 과정에서 메타버스 담당 부서의 규모를 대폭 줄였고, 개발자들도 정리해고하기로 했다. WSJ는 “지난달 실적 발표에서 마크 저커버그 메타 CEO가 인공지능(AI)은 28번 언급했지만, 메타버스는 7번에 그친 게 현 상황을 반영한다”고 했다. 지난해 메타버스사업부 손실액은 약 137억달러였다.

한때 호황을 누리던 메타버스 부동산 가격은 폭락했다. 메타버스 플랫폼인 디센트랜드의 부동산 시세는 지난해 ㎡당 45달러에서 올해 5달러로 90% 하락했다.

오현우 기자 oh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