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스템 반도체 상장기업 DB하이텍 주식을 집중적으로 매입한 곳이 강성부 대표가 이끄는 KCGI 행동주의펀드로 확인됐다.
▶본지 3월 30일자 A18면 참조
KCGI는 DB하이텍 지분 7.05%(312만8300주)를 확보했다고 30일 발표했다. KCGI는 ‘KCGI한국지배구조개선제2호’가 설립한 유한회사 캐로피홀딩스를 통해 DB하이텍 주식을 장내매수했다. 전체 1964억원을 투입했다.
KCGI는 DB하이텍이 최근 4년간 연평균 26%의 놀라운 성장세를 나타내면서 지난해 영업이익률 46%를 거뒀지만 극도로 저평가돼 있어 투자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팹리스 회사의 물적분할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주주, 시장과의 소통 부족으로 소액주주와 상당한 갈등과 반목이 있었던 걸 아쉬운 점으로 꼽았다.
KCGI는 DB그룹의 지주사 전환을 촉구했다. 강성부 대표는 “물적분할과 관련한 논란과 1000억원 자사주 매입이 공정거래법상 지주회사 행위 제한 요건을 피해 가기 위한 일시적인 대처라면, 이는 매우 근시안적 지배구조 개편이므로 바로잡겠다”며 “정당한 방법으로 지주회사 지분율을 확대해 지주회사 전환을 지속가능한 성장의 기회로 삼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시장에선 그간 DB하이텍이 행동주의 펀드가 공격할 여지가 크다고 봤다. DB하이텍의 최대주주인 DB의 지분율이 12.42%에 불과하다. 주주 행동주의로 DB하이텍 주가가 오르면 공정거래법상 지주사로 강제 전환해야 한다. 이 경우 DB는 상장 자회사 지분을 확보해야 하는 요건을 충족하기 위해 DB하이텍 지분을 30% 이상으로 늘려야 한다.
한편 DB하이텍은 이날 2.71% 내린 6만1100원에 거래를 마쳤다. 기관 매집이 집중되기 직전 나흘 동안엔 32.48% 급등했다가 쉬어가는 모습이다.
하지은 기자 hazzy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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