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트레이드 크루즈 글로벌’ 행사를 찾아온 사람들이다. 이는 ‘크루즈업계의 CES(국제전자제품박람회)’로 불리는 세계 최대 규모 크루즈 행사다. 주요 참석자들은 초대형 크루즈 보유 회사와 관광상품 기획·판매 회사 등이다.
이곳에선 세계 각지의 기항지 관계자들도 열띤 홍보전을 펼친다. 기항지는 크루즈 탑승객들이 중간에 내리는 여행지다. 한꺼번에 수천 명씩 배에서 내려 짧은 시간 동안 집중적으로 돈을 쓰고 떠나는 만큼 선택받기 위한 유치전이 치열하다.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관광공사를 포함한 한국의 기항지 유치단도 일본, 대만, 싱가포르 등 아시아 나라들과 각축전을 벌였다.
이에 따라 실버시크루즈는 국내 기항지 6곳에 2025년까지 총 28회 입항을 확정했다. 올해는 국내 기항지를 11번 찾는다. 예상되는 승객 정원은 총 1만4700명에 달한다.
또 다른 국제 크루즈 선사 일본 MSC크루즈는 4월부터 11월까지 한국을 13번 찾는다. 일본인들에게 인기가 높은 K팝·K드라마 등 한국 문화를 테마로 한 크루즈 상품을 만들어 운항하기로 했다. 다른 선사들까지 합하면 올해 한국 기항지에 161대의 크루즈가 들어올 예정이다. 총 승객 정원은 28만 명, 선원은 12만 명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제주에서는 유네스코 자연문화유산을 활용해 관광상품을 개발하기로 했다. 인천항의 경우 인천국제공항과 손잡고 항공과 결합한 ‘플라이 크루즈’ 상품을 만든다. 플라이 크루즈란 주로 항공편을 이용해 출항지로 이동·관광한 뒤 크루즈에 승선하는 상품이다. 항공 관광객과 크루즈 여행객을 동시에 끌어오는 게 가능하다.
‘K컬처’를 활용해 테마 크루즈 상품을 기획하는 등 해외에서 호감도가 높은 문화자원도 활용한다. 김동일 한국관광공사 한류콘텐츠실장은 “올해 방한 크루즈 관광시장은 팬데믹(전염병 대유행) 이전인 2019년의 80% 수준으로 회복될 전망”이라며 “글로벌 선사와 손잡고 최신 여행 트렌드에 맞춘 크루즈 관광상품을 개발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팬데믹이 끝나 크루즈산업이 회복됨에 따라 전 세계에서 크루즈선 공급이 부족해질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그런 만큼 국가별로 선사를 선점하는 게 더욱 중요해졌다. 대규모 인원이 탑승하는 크루즈의 특성상 관광객 유치 효과도 크다. 대형 크루즈의 경우 한 번 입항할 때 5000명에 가까운 인원이 입국한다. 이는 대형 비행기 10대가 들어오는 것과 맞먹는 수준이다.
크루즈를 이용하는 여행객들의 평균 지출 비용 또한 상대적으로 높다. 관광공사에 따르면 크루즈 관광객들이 기항지에서 지출하는 금액은 1인당 평균 700달러(약 90만원) 이상이다.
이는 비행기 등 다른 여행 수단을 통해 해당 지역을 찾는 관광객의 평균 지출액에 비하면 3배 이상 많다. ‘탐험 크루즈’로 불리는 초대형 크루즈를 이용해 여행하는 고객들은 1인당 평균 1500달러(약 195만원)를 소비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최지희 기자 mymasaki@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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