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지하철 2호선에서 열차 내 창문을 뜯어가는 황당 절도 사건이 발생했다.
지난 29일 철도·대중교통 동호회 커뮤니티들에 서울교통공사가 요청했다는 긴급공지가 잇달아 올라왔다.
‘차량 내 물품 절도 관련 공지’에는 서울 지하철 2호선 290편성 4호차(2490칸) 안에서 측면 창문을 훔쳐간 사람을 찾는다며 협조를 요청한다는 내용이 적혀 있다.
공지에 따르면 창문을 뜯어간 자는 지난 25일 운행 중인 2호선 열차에 타 있다가 노약자석 뒤쪽의 상부 창문을 떼어냈다. 이어 창문을 자신의 가방에 넣은 뒤 열차에서 내리는 모습이 고스란히 객실 내부와 하차역 CCTV에 포착됐다.
서울교통공사는 이른바 철도를 좋아하는 ‘철도덕후’의 범행으로 보고 경찰에 수사 의뢰를 하기 전에 동호회 등에 먼저 협조를 요청했다.
공사 관계자는 30일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철도 동호인이 철도를 좋아하는 마음이 너무 커서 사건을 벌인 것으로 보고 있다”며 “관련 동호회에 협조를 요청한 상태”라고 밝혔다. 공사는 이날 오후 신도림지구대에 정식으로 도난 신고도 함께 접수했다.
공사는 같은 공지를 레이플러스, 엔레일, SBM 등 철도 관련 동호회 커뮤니티에 보내 게재했다. 해당 공지글들에는 ‘황당하다’ ‘그저 한숨만 나온다’ ‘10년 동안 활동하면서 이런 건 처음본다’ ‘동호인으로서 부끄럽다’ 등의 반응이 이어지고 있다.
공사는 이와 함께 범인의 인상착의를 밝히며 자진 반납해 줄 것을 요청했다.
이에 따르면 범인은 키 170~180cm로 보통에서 다소 통통한 체격으로 짧은 스포츠머리를 했으며, 검은 운동복 상의와 어두운색의 바지와 흰색 밑창의 어두운색 운동화를 착용한 것으로 전해졌다.
도난 사고가 발생한 차량은 창문 하나가 없는 이유로 운행을 하지 못하고 있다. 공사 측은 차량 한편이 빠지는 탓에 운용 계획이 틀어져 발생한 손해가 크다고 밝혔다. 현재 실질적인 피해를 추산하는 한편 도난당한 창문을 대체할 새 창문 제작을 주문한 상태다.
장지민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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