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개국의 대학(원)생 80여 명이 다양한 창업 아이디어를 내놓고 열띤 경쟁을 벌였다. 청년들의 신선한 창업 구상 경연대회는 코로나19 대유행 후 4년 만에 전면 오프라인 행사로 열리면서 열기를 더했다.
한국경제신문사가 주최하고 KT&G와 호서대가 후원한 ‘2023 KT&G 국제 대학생 창업교류전’이 30일 서울 중림동 한경 본사에서 열렸다. 이번 교류전에는 한국 중국 대만 네덜란드 필리핀 인도네시아 브라질 스위스 베트남 영국 이스라엘 등 11개국 대학(원)생 15개 팀과 외국인 학생심사단을 더해 110여 명이 참가했다. 올해로 23회째를 맞은 이 대회는 국내에 하나밖에 없는 국제 대학생 창업교류전이자 아시아 최대 규모의 대학생 창업경진대회다. 그동안 참가 범위를 아시아 국적 대학생으로 두다가 올해 전 세계로 확대했다.
이날 대상은 현역 장병들로 구성된 한국2팀이 차지했다. 이 팀은 ‘프라임’이라는 플랫폼을 통해 구직자가 특정 회사에 가상 인턴십을 할 수 있는 체험프로그램을 내놨다.
이번 교류전에는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관련 아이템을 여러 팀이 갖고 나와 눈길을 끌었다. 금상을 차지한 인도네시아1팀은 식물 ‘카사바’로 제작한 식용 필름을 선보였다. 카사바는 보통 생분해 비닐 제작 원료로 쓰이는데 온수에 잘 녹아 먹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결식 우려 아동과 지역 식당을 연결해주는 플랫폼 ‘나눔비타민(나비)’도 주목받았다. 저소득층 아동이 플랫폼에 접속해 가맹점을 확인하고, 원하는 식당을 할인된 가격으로 예약해 식사할 수 있다. 이 사업에 참여하는 식당은 ‘선한 영향력’을 행사한다는 의미의 인증을 받는다. 김하연 한국1팀(동상) 팀장은 서울 관악구와 강서구 등을 중심으로 이 플랫폼을 이미 상용화했다. 심사위원으로 참여한 김세진 탈환컴퍼니 대표는 “나비처럼 실제 비즈니스를 하고 있는 학생팀이 꽤 있어서 인상적이었다”며 “투자하고 싶은 마음이 들 정도”라고 평가했다.
정신건강과 관련한 콘텐츠가 다수 나온 것도 이번 교류전의 특징이었다. 은상을 수상한 필리핀1팀은 ‘마인드픽스(MINDIFYX)’라는 정신건강 관리 앱을 발표했다. 인공지능(AI)을 기반으로 정신건강 상태를 측정하고 개인 맞춤형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방식이다. 필요할 때는 비대면 정신건강 상담을 연결해주는데 한 프로그램에서 운영할 수 있도록 설계했다.
동상을 받은 대만2팀은 주로 노인 정신건강에 초점을 맞췄다. 이 팀이 개발한 앱에서는 노년 우울증 등을 예방하기 위해 신체건강과 정신건강을 수시로 점검할 수 있다. 또 어르신의 연락이 잘 닿지 않으면 보호자가 위치 추적을 통해 찾을 수 있도록 연동했다.
특별상을 받은 인도네시아2팀은 고객이 선호하는 예술가 스타일에 맞춰 제품을 고를 수 있는 소셜커머스를 선보였다. 이 팀은 발표 때 음악과 영상 등 시청각적인 요소를 가미해 평가단을 사로잡았다.
심사위원장인 이재진 한국컴플라이언스아카데미 전무는 “타깃 설정과 근거자료 등을 구체적으로 제시해 매년 수준이 업그레이드되는 것을 체감했다”고 말했다.
최형창/강경주 기자 calli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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