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7일 서울 동대문 DDP에서 열린 2023 FW 서울패션위크에는 특별한 셀럽이 등장했다. 치명적 귀여움으로 시선을 강탈한 주인공은 바로 핑크색 곰 캐릭터 벨리곰.
식품유통업계를 중심으로 꾸준하게 펼쳐지던 캐릭터 마케팅이 지난해 포켓몬빵 열풍 이후 업종을 가리지 않고 확산하고 있다. 이러한 캐릭터 마케팅 홍수 속에서 효자로 떠오른 캐릭터는 어떤것이 있을까
2018년 롯데홈쇼핑 MZ세대 직원 아이디어에서 탄생한 캐릭터 벨리곰은 ‘일상 속에 웃음을 주는 곰’ 콘셉트를 바탕으로 일반인을 대상으로 한 ‘깜짝 카메라’ 영상이 입소문 나면서 145만 SNS 팬덤을 보유한 인기 캐릭터가 됐다. 지난해 서울 잠실 롯데월드타워에서 열린 초대형 벨리곰 전시에는 325만명이 몰렸고 그해 8월 발행한 벨리곰 NFT는 9500개 물량이 오픈 즉시 완판됐다. 또한 1년 여간 팝업스토어·자체 쇼핑몰 벨리곰 굿즈 판매액은 20억원에 달한다. 지난 2월 롯데월드에서 열린 벨리곰 NFT홀더를 위한 ‘벨리 파티’에는 5000여명이 참석했다.
국내에 이어 미국 독일 등서도 초대형 전시로 인지도를 높인 벨리곰은 올해는 18m로 더 커진 모습으로 서울 잠실 롯데월드타워 광장에 재등장한다. 뿐만 아니라 서울 광화문서 열리는 2030부산세계박람회 유치기원 행사, 서울 관광문화 축제인 서울 페스타 2023, 신진 디자이너들과 함께하는 ‘이상한 DDP의 벨리곰’ 전시 등 바쁘게 활동하고 있다
국내외를 넘나드는 활약으로 국내 대표 캐릭터로 떠오른 벨리곰은 ‘2022 대한민국 콘텐츠 대상’ 대통령상을 받았다. 한국콘텐츠진흥원에 따르면 벨리곰의 시장 평가 가치는 1000억원에 달한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의 캐릭터 상품 이용 행태 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86%가 최근 1년간 실물캐릭터 상품 구매 경험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구매 상품군 중 인형 로봇 등 완구 제품 뿐 아니라 캐릭터 패션의류 잡화와 캐릭터 식음료 의약외품 구매비율이 2019년 이후 계속 증가했다. 캐릭터 상품을 소비하는 연령대가 유아동을 넘어 성인까지 확산한 것으로 보인다.
하이트진로 소주 진로이즈백의 두꺼비도 효자로 떠오른 캐릭터다. 하이트진로는 2019년 뉴트로 열풍에 맞춰 원조 소주 브랜드 진로를 다시 등판시켰다. 1950년대 도입한 진로의 상징인 두꺼비 캐릭터도 젊은 세대의 취향을 반영해 3D 디자인으로 리뉴얼했다. 하이트진로는 이후 TV 광고 등 적극적으로 두꺼비 마케팅에 나섰다. 주로 인기 여자 연예인을 모델로 내세우던 소주 광고에 두꺼비가 등장하자 반응은 폭발적이었다. 진로이즈백은 출시 7개월만에 1억병 판매고를 올렸고 출시 이후 누적 판매량은 14억병을 돌파했다.
젊은 세대들이 특히 두꺼비 캐릭터에 열광했다. 하이트진로가 어른들의 문방구를 표방하며 서울 성수동에 연 팝업스토어 ‘두껍상회’는 70일간 1만명이 찾았다. 참이슬 백팩 요즘 쏘맥잔 등은 MZ세대 사이에서 핵인싸템으로 떠오르기도 했다. 두껍상회는 이후 부산 대구 광주 등 전국 13개 지역으로 확대 운영됐다. 색다른 두꺼비에 협업 러브콜도 쏟아졌다. 신용카드 안주 디저트 옷 가방 골프용품 등 하이트진로가 다른 기업과 손잡고 선보인 두꺼비 굿즈는 140여종에 달한다고 한다.
이미영 기자 lmy81@hankyung.com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