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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 뉴스가 사라지면서 시장이 다시 제자리를 찾을 것으로 생각한다. 미 중앙은행(Fed)이 곧 금리 인상을 마치면 증시엔 랠리를 펼칠 기회가 있다."
네드 데이비스 리서치(NDR)의 에드 클리솔드 미국 주식 수석 전략가는 지난달 29일 한국경제신문과 인터뷰를 갖고 "분명한 것은 이번 은행 불안 사태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와는 다른 유형의 문제라는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월가는 Fed가 5월이면 금리 인상을 마칠 것으로 보고 있다. 클리솔드 전략가는 이는 단기 호재가 될 것으로 봤다. 금리 인하를 재료로 기술주 랠리도 이어질 수 있다고 관측했다. 하지만 연말로 갈수록 경기 침체 확률이 높아지면서 증시가 어려워질 수 있다고 밝혔다. 작년 상반기 높았던 인플레이션에 따른 기저효과로 올해 상반기 물가상승률이 둔화하겠지만, 하반기엔 기저효과가 사라지면서 인플레이션이 다시 높아질 수 있어서다. 클리솔드 전략가는 "올해 4분기로 들어가면 경기 침체 확률이 증가할 것이고 그때부터 2024년 사이에 위험이 상당히 커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https://youtu.be/hqB4-FFLH1k
▷제롬 파월 의장은 5월에 마지막으로 금리를 인상할 가능성을 시사했습니다. 점도표에서도 최종금리를 5.1%로 제시했습니다. 그리고 올해 말까지 금리 인하를 예상하지 않는다고 밝혔습니다. Fed의 이런 예상이 현실화할 것으로 보나요?
"Fed는 이번 긴축 사이클에서 이미 많은 일을 했습니다. 주택과 같이 금리에 민감한 분야에서는 경기 둔화의 징후가 있습니다. 게다가 지난 몇 주 동안의 지역은행 위기는 더 긴축된 금융여건을 초래할 가능성이 큽니다. 이는 시장이 Fed의 역할(긴축)을 일부 수행하고 있음을 의미합니다. 따라서 Fed가 한 번 더 금리를 인상하고 거기에서 중단한 다음 경제가 어떻게 반응하는지 지켜보게 되더라도 놀라지 않을 것입니다. 연말에 더 많은 금리 인상이 필요한지 아닌지 보겠지요."
▷당신의 의견은 제롬 파월 의장과 비슷한 것 같습니다.
"Fed가 데이터에 의존하는 올바른 접근 방식을 취했다고 생각합니다. 아시다시피 미국 경제는 진짜 회복력이 있다는 신호가 있고, 소비자는 여전히 상당히 강합니다. 소득을 기준으로 하위 20%는 팬데믹 때 쌓았던 저축을 이미 소비했지만, 상위 80%는 여전히 상당한 저축을 갖고 있습니다. 실업률은 부분적으로는 베이비 붐 세대가 은퇴했기 때문에 낮습니다. 그 결과 미국 경제는 수백만 개의 일자리를 채우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습니다. 경제가 탄력적일 수밖에 없는 이런 몇 가지 이유가 있습니다. 따라서 금리 인상의 향후 경로를 결정하기 전에 상황이 어떻게 전개되는지 확인해야 합니다."
▷지역은행과 관련된 불안은 이어질까요?
"불안감은 잠깐은 이어질 것으로 봅니다. 하지만 매일매일 문제가 발생하는 은행에 대한 뉴스가 사라지면서 시장이 다시 제자리를 찾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분명한 것은 이번 사태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은행과는 다른 유형의 문제라는 것입니다. 당시에는 아무도 은행들이 가진 자산(서브프라임 모기지 관련 파생상품)의 가치를 알지 못하는 성황에서 많은 자산이 붕괴했습니다. 지금은 가치가 하락한 자산이 미국 국채입니다. 국채의 경우 채무 불이행 위험은 사실상 없습니다. 지금의 문제는 이런 국채를 만기까지 보유해야 한다는 것이지, 그 가치가 얼마인지를 알 수 없기 때문이 아닙니다."
▷이런 불안이 다른 영역으로 퍼질 가능성은 없을까요? 월가 일부는 지역은행들이 대출 기준을 강화하면 상업용 부동산 시장이 다음 걱정거리가 될 것이라고 믿고 있습니다.
"부동산 시장은 사람들이 매일 거래하는 공개 시장(증시와 같은)보다 느리게 움직인다고 생각합니다. 우리는 상업용 부동산 시장이 계속 둔화할 것으로 예상하지만 즉각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더 큰 관심사는 은행들이 대출 기준을 얼마나 더 높일지 하는 것입니다. 특히 많은 소규모 지역은행이 예금을 잃을 위험에 처해 있어 대출 기준을 과도하게 높일 수 있습니다. 그런 은행들은 미국 경제 전반에 걸쳐 기업에 대출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뉴욕, 샌프란시스코, 시카고 등 대도시는 빼고요. 진짜 그런 은행들이 대출을 중단한다면 경제 전반에 훨씬 더 빠른 충격을 줄 수 있습니다. 대출 기준이 얼마나 높아질지가 가장 중요한 지표라고 생각합니다."
▷그렇게 될 가능성이 크다고 생각합니까?
"대출이 줄어들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은행들은 대출 기준을 강화할 것입니다. 하지만 어느 정도 줄어들 것으로 보지 극적으로 감소해 미국 경제의 강점을 망가뜨릴 만큼은 아닐 것으로 예상합니다. 그것은 분명히 성장을 둔화시킬 것입니다. 경기 침체를 일으키기에는 충분할 것입니다. 당장은 아닐 수도 있습니다. 우리는 2024년에 경기 침체 위험이 크지만 2023년에는 그보다는 위험이 적다고 생각합니다."
▷5월에 Fed가 금리를 한 차례 더 인상하면 지역은행에 대한 불안감이 되살아날 것이라는 주장도 있습니다.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문제의 핵심은 은행들이 예금자가 돈을 은행에 놔둘 만큼 충분한 이자를 주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예금자는 더 높은 이자를 얻기 위해 다른 곳으로 갈 수 있습니다. Fed가 금리를 인상할 때마다 돈을 다른 곳으로 옮길 인센티브가 증가하지요. 은행이 아마 해야 할 일은 예금에 대해 더 높은 이자를 주는 것이지만 이건 은행 수익성을 해칠 것입니다. 결국엔 은행들이 그렇게 할 것으로 봅니다. 예금을 유지하기 위해 더 많은 이자를 주기 시작할 것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Fed의 추가 금리 인상은 예금이 이동하도록 하는 인센티브를 더욱 크게 만들겠지요."
▷이번 사태로 인해 경기 침체의 가능성이 많이 증가한다고 보십니까?
"일부 증가한다고 생각하지만 큰 위험은 올해 말부터 내년 초에 들어가면서 커지리라 생각합니다. 아마도 이러한 사태에 따른 경기 둔화 영향이 실물 경제에 파급되는 데는 시간이 걸리기 때문이고, 지금 미국의 경제는 꽤 강하기 때문입니다. 소비자 수요는 상당히 강하고 낮은 실업률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올해 침체가 시작될 가능성을 얼마나 보십니까? 언제쯤 경기 침체가 올까요?
"네드 데이비스 리서치의 기본 사례는 2024년 초 경기 침체가 시작되는 것입니다. 앞으로 몇 달 동안 경기 침체의 확률은 상당히 낮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25~35%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올해 4분기로 들어가면 확률이 증가할 것이고 그때부터 2024년 사이에 위험이 상당히 커질 것입니다."
▷미 국채 금리는 이번 사이클에서 정점을 찍었다고 보십니까? 10년물 수익률이 다시 연 4%를 넘을 가능성이 있을까요? 6월 말 어느 수준을 예상하십니까?
"국채 금리가 이번 사이클에서 정점을 지나갔다고 생각합니다. 은행 위기, 금융 위기에 대한 두려움이 사라지기 시작하면서 국채 수익률은 아마도 상승하기 시작할 것입니다. 10년물 수익률은 연 3.7% 정도까지는 회복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작년 최고치를 다시 경신할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생각합니다."
▷2년물 금리는 어떻습니까?
"2년물 금리는 Fed의 (하반기) 금리 인하를 예상하면서 급격히 떨어졌습니다. 그러나 경제가 안정화되면 시장은 이런 금리 인하 기대의 일부를 철회해야 할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2년물 금리가 10~20bp 반등하는걸 볼 수 있을 것입니다. 단기적으로 금리 인하 기대가 감소할 수 있습니다."
▷파월 의장은 은행들이 대출을 축소하면 고용과 소비가 둔화하면서 인플레이션도 떨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습니다. 당신은 인플레이션이 상반기에는 떨어지지만, 하반기에는 쉽게 떨어지지 않을 것이란 견해를 여전히 갖고 계십니까?
"네. 여전히 우리의 기본 사례입니다. 상반기에는 작년 이맘때 물가가 높았던 기저효과로 인해 전년 대비 수치가 더 둔화할 것입니다. 수학적인 것이지요. 그리고 글로벌 공급망도 계속해서 정상화되고 있고, 미국 주택시장 냉각도 인플레이션을 낮추는 큰 부분이 될 것입니다. 주거비는 인플레이션의 매우 큰 부분이지요. 이 모든 것들이 상반기에 더 낮은 인플레이션으로 이어질 것입니다. 그러나 하반기로 접어들면서 이러한 요인 중 일부는 역전되기 시작하고 인플레이션이 다시 상승하기 시작하는 걸 볼 수도 있습니다. 작년의 9%로 되돌아간다는 게 아니라, Fed의 인플레이션 목표치보다 상당히 높은 수준에 머물 수 있다는 얘기입니다."
▷최근 일부 주택시장의 데이터를 보면 바닥을 친 것 같습니다. 그게 맞나요?
"글쎄요, 지난 몇 주 동안 모기지 금리가 하락하면서 그동안 높은 금리에 주택 구매를 망설였을 수 있는 일부 구매자를 다시 끌어들였다고 생각합니다. 제 생각에 주택시장은 계속 부진할 것이고 미국 경제의 성장을 더하는 요인이 되지는 않을 것입니다. 하지만 금리가 다시 오르지 않는다면 여전히 집을 찾는 사람들이 있을 것입니다. 미국 주택시장의 더 큰 문제는 지난 15년 동안 충분한 주택이 지어지지 않아 여전히 심각한 부족 현상이 있다는 것입니다."
▷은행들이 흔들리자 Fed는 유동성을 다시 공급하고 있습니다. 이게 증권시장에 좋은 일로 작용할 수 있다는 관측도 있는데요. 동의하십니까?
"그렇습니다. Fed가 해온 일은 양적 완화(QE)와 같은 것은 아닙니다. 작동하는 방식이 다르지요. Fed는 (채권을 매입하는 간접 방식이 아니고) 지금 직접 은행에 유동성을 지원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최종 결과는 유사합니다. 경제 전체 시스템에 더 많은 돈이 풀릴 것이고 그중 일부는 불가피하게 주식과 같은 위험 자산으로 유입될 것입니다. Fed는 더는 완전한 양적 긴축(QT)을 하고 있지 않다고 봅니다. 그것은 시장에 긍정적입니다. Fed는 다시 돌아가 유동성을 추가하고 있고, 유동성 지원은 주식에 대한 낙관적입니다."
▷Fed가 곧 금리 인상을 중단할 것으로 예상합니다. 주가는 어떻게 반응할까요? 과거 Fed가 금리를 인하한 뒤, 그리고 경기 침체가 시작된 뒤 바닥을 찍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혹시 작년 10월 저점(S&P500 지수 3491)보다 더 낮은 바닥이 나타날 가능성이 있을까요? 일부에서는 시장이 안정을 찾으면 당분간 박스권 장세가 나타날 것이란 관측도 있습니다.
"2차 세계대전 이후 Fed가 마지막으로 금리를 올렸을 때를 살펴보면 평균적으로 S&P500 지수는 마지막 금리 인상 이후 6개월 동안 약 5.5% 하락했습니다. 일반적으로 마지막 금리 인상은 Fed가 뭔가를 깨트려서 시장에 부정적인 게 나타났기 때문에 발생합니다. 그러나 1989년 앨런 그린스펀이 Fed 의장이 된 이후 지난 다섯 번의 금리 인상 주기를 돌아보면 S&P500 지수는 네 번 10% 이상 상승했습니다. 어떤 경우는 시장은 조금 더 오래 랠리를 벌였죠. 2006년에는 랠리가 1년 이상 이어졌고 글로벌 금융 위기가 터지기 전 정점을 찍었습니다. 문제가 발생하지 않을 것이라는 의미는 아닙니다. 궁극적으로 뭔가 생길 수 있지만, Fed가 금리 인상을 마치면 시장이 랠리를 펼칠 기회가 있습니다. 금리 인상을 마친 직후 곧바로 문제가 터지는 것은 아니기 때문입니다."
▷지난주 뱅크오브아메리카는 '인플레이션이 있던 시기에 마지막 금리 인상은 주식 시장 하락으로 이어졌지만, 디스인플레이션 시대에는 오름세를 촉발했다'라고 분석했습니다. 지금은 바로 직전 몇 번의 사이클과 달리 1970년~80년대와 비슷한 인플레이션 시대에 있습니다. 주식에 부정적이지 않을까요?
"그것이 유효한 지적이라고 생각합니다. 우리가 더 높은 인플레이션 체제에 있다고 생각한다면 소비자 인플레이션 기대가 통제 불능인지 아닌지가 중요합니다. 그래서 우리는 이번 금리 인상 중단이 일시 중지에 가깝고 마지막 인상이 아닐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Fed는 아마도 연말에 일시 중지에서 물러나 다시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해 금리를 몇 번 더 올려야 할 수 있습니다. 그러면 뱅크오브아메리카의 분석은 유효할 것입니다. 그리고 그 분석은 올해보다는 내년에 유효할 것이라고 봅니다."
▷끔찍하네요. 4분기 어닝시즌도 나쁘지는 않았습니다. 4월 시작되는 1분기 어닝시즌을 어떻게 보십니까? 실적 충격이 나타날까요? 일부에서는 궁극적으로 봄과 여름에 걸쳐 이익 감소가 주가에 충격을 줄 것이라고 말합니다.
"1분기 기업 이익 추정치를 살펴보면 월가 컨센서스는 전년 대비 2%의 이익 성장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몇 달 전에 약 9% 성장할 것으로 봤는데 많이 내려왔습니다. 애널리스트들은 1분기 추정치를 낮췄지만, 올해 2분기와 3분기, 4분기 컨센서스 추정치는 여전히 10% 증가를 상회합니다. 그래서 2분기부터의 추정치가 더 하락하면서 현실화되는 것을 보는 게 필요할 것이고, 그것이 이번 어닝시즌 동안 지켜봐야 할 핵심이라고 생각합니다."
▷기술주가 강세를 보입니다. 특히 빅테크가 그렇습니다. 일부는 대형 기술주가 새로운 안전 피난처라고 주장합니다. 강세의 배경이 무엇이고, 이런 상승세가 이어질까요?
"기술주 강세 추세 뒤에 몇 가지 이유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먼저 금리가 내려갔고 이는 기술주에 긍정적인 경향이 있다는 것입니다. 두 번째는 기술주, 특히 대형 기술주가 2020년 약세장에서 경기방어적이었다는 것입니다. 당시 경제의 다른 많은 부분이 봉쇄된 동안에도 기술 기업들은 계속 운영할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투자자들은 지난번에 일어난 일에 반응할 뿐입니다. 그러나 경제가 불황에 빠지면 유틸리티, 필수 소비재, 헬스케어와 같은 전통적 방어주가 기술주를 능가할 것으로 예상합니다. 다시 말하지만, 최근 기술주의 움직임 뒤에는 몇 가지 좋은 근거가 있습니다. 하지만 경제가 불황에 빠지면 다른 부문이 아마 더 투자자들이 숨기 좋은 곳이 되리라 생각합니다."
▷당신의 말은 지금이 기술주 팔 때라는 뜻입니까?
"지금은 아닙니다. 지금은 경기 침체 위험이 임박했다고 생각하지 않기 때문에 기술주를 팔아야 한다고 말하지는 않겠습니다. 매도할 수 있는 더 좋은 기회는 올해 후반기가 될 것입니다."
▷달러는 어떻게 움직일 것으로 보십니까? 석유와 금에 대한 당신의 견해도 듣고 싶습니다.
"시장이 Fed 긴축 사이클의 끝을 예상하기 시작했기 때문에 달러는 아마도 약간 약세를 보일 것입니다. 아시다시피 작년 첫 9개월을 생각하면 달러가 매우 강했기 때문에 그런 측면에서 (이번에는 약세를 보여도) 놀라지 않을 것입니다. 달러가 약세를 보일 것이란 근거는 정확히 금에는 긍정적입니다. 금은 아마도 투자자들이 숨기에 좋은 곳이 될 것입니다. 원유 가격은 이미 꽤 많이 내려갔습니다. 다시 말하지만 우리는 단기에 경기 침체 위험이 크지 않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유가는 향후 몇 주에서 몇 달 동안 일부 반등할 수 있다고 봅니다."
▷경기 침체가 온다면 원유의 바닥은 어느 수준이라고 생각하십니까?
"최근 유가의 저점을 깨뜨릴 수 있는 것은 무엇보다 경기 침체입니다. 침체기에 종종 유가는 사람들이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더 많이 떨어지기 때문에 배럴당 40달러대를 볼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침체 때에는 상당히 큰 폭으로 원유 수요가 낮아지니까요."
뉴욕=김현석 특파원 realis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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