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상장 후 부실 드러나면 주관사가 법적 책임

입력 2023-04-03 18:08   수정 2023-04-04 0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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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켓인사이트 4월 3일 오후 3시11분

미국 영국 홍콩 등 해외에서는 적자 기업도 특례 요건을 활용하지 않고 자유롭게 상장할 수 있다. 대신 상장 주관을 맡은 증권사가 상장 기업에 관한 정보를 누락하거나 허위, 과장 또는 부실 기재한 경우 민사상 배상 책임을 질 수 있고 과징금도 부과된다. 상장 조건이 까다롭지는 않지만 상장 후엔 국내와 비교해 관리 감독이 엄격한 셈이다.

미국 나스닥시장은 글로벌셀렉트마켓, 글로벌마켓, 캐피털마켓 등 3개 하위 시장으로 나뉜다. 이 중 캐피털마켓과 글로벌마켓은 적자 기업이더라도 일정 수준 이상의 자본이나 시가총액 등 일정 요건의 하나만 충족하면 상장할 수 있다. 이후 해당 기업의 영업 실적에 따라 상위 시장으로 편입된다.

영국(AIM), 홍콩(GEM), 싱가포르(카탈리스트) 주식시장도 중소·벤처기업이 별도 요건 없이 상장할 수 있다. 상장 절차와 요건이 국내 코넥스시장과 비슷할 정도로 문턱이 낮은 편이다.

주관을 맡은 증권사에 폭넓은 권한을 주는 만큼 무거운 책임이 따른다. 미국 증권법상 증권신고서 부실 기재 등은 증권사가 민사상 배상 책임을 져야 하는 근거가 된다. 금융당국으로부터 과징금과 벌금 등 제재를 받을 수 있다.

국내에는 증권사의 책임 범위를 규정하는 명확한 법적 근거가 없다는 게 업계의 지적이다. 주주들이 증권사를 상대로 상장폐지로 인한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하려고 했다가 승소할 확률이 낮아 무산된 사례가 적지 않다.

상장 자격을 유지하기가 어렵다는 것도 해외와 국내 증시가 다른 점이다. 미국 나스닥 상장사는 상장 시점의 실적과 시가총액, 자본금 등의 기준을 일정 수준 유지해야 상장 자격이 계속 주어진다.

최석철 기자 dolsoi@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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