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정아는 소리, 향기, 빛, 온도 등 손으로 만질 수 없는 것을 공간에 덧입힌다. 2009년 ‘세계 미술 올림픽’으로 불리는 베네치아 비엔날레에선 고목나무가 웅웅대는 소리를 전시하는가 하면, 2010년 미국 뉴욕 댄 플라빈 아트 인스티튜트에선 전시장 1개 층을 통틀어 형광 분홍색 빛을 쐈다.
그래서인지 그의 작품은 ‘도무지 작품 같지 않다’는 평가를 받는다. 하지만 이런 평가는 거꾸로 구정아만의 특색이 됐다. 그는 보이는 것과 보이지 않는 것, 실재와 가상, 일상과 예술의 경계를 흐린다. 쉽게 지나칠 수 있는 일상이 구정아의 작품세계 속에선 예술로 변화하는 것이다.
최근 구정아는 내년 4월 열리는 베네치아 비엔날레의 ‘한국 국가대표’로 뽑혔다. 비엔날레의 한국관 대표작가로 선정됐다. ‘한국 향기 여행’이라는 콘셉트로 한국의 여러 도시를 대표하는 향기를 전시할 계획이다.
이선아 기자 sun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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