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수정 "강남 납치·살인 사용 마취제, 강남서 유통되는 신종마약"

입력 2023-04-05 16:08   수정 2023-04-05 16:10


강남 한복판에서 벌어진 '납치·살인 사건'과 관련해 피의자들이 마취제에 해당하는 '신종 마약'을 사용했을 가능성이 제기됐다.

이수정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는 5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의 인터뷰에서 "피의자들이 (여성을 납치할 당시) 마취제로 알려진 약물을 사용한 흔적이 있다"며 "이는 신종 마약으로 서울 강남권에 꽤 유통되고 있는 마약으로 알려졌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최근 연예인들이 약물로 많이 검거되는데, 그들이 쓰는 불법 유통되는 약물 중 하나"라며 "문제는 (이 마취제를) 피해 여성에게 주사해 호흡이 멈추게 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아마 약물 과용으로 결국은 호흡 정지가 와서 질식한 것처럼 보이는 시신으로 발견된 게 아닌가 싶다"고 추측했다.

이어 "이게 단순히 코인 사업을 하는 데 가담한 불법적인 이익을 노린 집단의 일인지, 아니면 그들 중에 누군가가 약물 유통에도 관계가 있는지 수사해야 한다"며 "피의자 이모(35) 씨가 검거된 것도 성형외과"라고 덧붙였다.

앞서 서울 수서경찰서는 지난 4일 강남구 논현동의 한 성형외과 의원을 압수 수색을 했다. 경찰은 이날 오후 4시께 수사관들을 보내 범행에 사용된 차에서 발견된 혈흔이 있는 주사기와 마취제 성분의 액체가 이 병원에서 나온 것인지 확인했다.

이 병원은 납치·살해를 다른 범인 2명에게 제안하고 계획한 주범 이 씨 아내의 근무지로 알려졌다. 이 씨는 범행 사흘째인 지난달 31일 오후 이 병원이 있는 건물에서 경찰에 체포됐다.

아울러 이 교수는 피의자들이 애초에 피해자를 살해할 목적과 계획을 가지고 범행을 저질렀을 가능성도 언급했다. 그는 "납치범들은 피해자 여성에게서 돈을 뺏고 죽이는 것까지 염두에 둔 것 같다"며 "이들이 주고받은 문자메시지에서 '장비를 준비하라'는 내용이 나왔고 대청호에 답사를 다녀온 정황도 포착됐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상식적으로 큰일이 날 수도 있겠다는 걸 짐작할 수 있는 내용들을 의논한 것으로 보인다"며 "상당 부분 사망의 결말을 예견한 것 같다"고 강조했다.

한편 피의자 이 씨(35) 등 세 명은 지난 29일 오후 11시 48분께 서울 강남구 역삼동의 한 아파트 앞에서 40대 여성 A 씨를 납치해 대전 인근에서 살해하고, 대청댐 인근에 유기한 혐의로 지난달 31일 체포됐다.

피의자 3명 이외에도 추가 공범이 있는 것도 확인됐다. 이날 서울 수서경찰서 관계자는 "현재까지 입건된 피의자는 5명, 출국금지 대상자도 5명"이라며 "공범 관계나 배후 등 확인을 위해 폭넓게 수사를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김세린 한경닷컴 기자 celin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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