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 만기 금리가 기준금리(연 3.5%)를 밑도는 정기예금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5일 은행연합회 소비자포털에 따르면 금리를 공시한 16개 은행의 41개 상품 가운데 1년 만기 기준으로 기준금리를 하회하는 예금상품은 27개로 나타났습니다. 공시된 전체 상품의 65.9%에 달합니다.
하나은행 '하나의정기예금'의 1년 만기 기본금리는 연 2.6%, 신한은행 '쏠편한 정기예금'은 연 3.2%입니다. KB국민은행의 'KB Star 정기예금'의 기본금리 연 0.95%로, 최고 우대금리(고객적용금리)는 연 3.5%입니다.
지난해 말까지만 해도 연 4~5%에 달하는 정기예금을 쉽게 찾을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올해 들어서는 예금금리가 가파르게 하락하는 모습입니다. 실제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예금은행의 순수저축성예금 금리는 평균 연 4.29%였습니다. 불과 두 달 뒤인 지난 2월에는 연 3.53%로, 0.76%포인트 빠졌습니다. 은행권 관계자는 "미국 중앙은행(Fed)과 한은이 올해 안에 금리를 내릴 것이란 기대로 시장금리가 내리고 있다"며 "당국이 금리 경쟁을 자제할 것을 권고한 영향도 작용했다"고 전했습니다.
이에 따라 은행에 자금이 몰리는 '역(逆) 머니무브' 현상도 둔화하고 있습니다. 이날 은행권에 따르면 국민·신한·하나·우리·농협 등 5대 은행의 요구불예금 잔액은 619조2650억원으로 전달보다 10조1116억원 늘었습니다. 요구불예금은 예금주가 지급을 원하면 언제든지 인출할 수 있는 예금입니다. 갈 곳 잃은 돈이 투자처를 찾기 위해 대기하고 있다는 뜻입니다.
높은 우대금리를 내건 특판 예·적금 상품이 없지는 않습니다. 예컨대 우리은행의 '데일리 워킹 적금'은 최고 연 11%의 혜택을 받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우대금리 지급조건을 잘 따져봐야 합니다. 이 상품은 가입 기간이 6개월로 짧은 데다 하루 1만원 이하 금액(월 30만원)만 적립할 수 있습니다. 입금일에 1만보 이상 걷고, 우리WON뱅킹 상품 전용 페이지에서 '성공' 버튼을 눌러야 합니다. 이 상품의 기본 금리는 연 1%입니다.
전날 금융위원회는 예·적금 상품을 가입할 때 상품설명서에 기재된 우대금리 지급조건을 꼼꼼히 확인할 것을 당부했습니다. 금융위는 "금융당국은 우대금리 적용과 관련해 소비다 권익침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약관을 엄격하게 심사하고, 소비자가 우대금리 조건 등을 오인하지 않도록 협회 및 금융회사와 협력해 금융상품 광고에 대한 사전 심의를 강화할 예정"이라고 밝혔습니다.
조미현 기자 mwis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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