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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인공지능(AI) 소프트웨어 제공 업체인 C3 AI의 주가가 상장 이후 최대 폭으로 떨어졌다. 이 회사 주가는 ‘챗GPT’ 열풍을 타고 올 들어서만 두 배 이상 치솟았다. 이탈리아 등 일부 국가의 규제와 맞물려 AI 기업 상승세에 제동이 걸리는 모양새다.
4일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C3 AI 주가는 전일보다 26.34% 하락한 24.95달러에 마감했다. 하락 폭은 2020년 12월 상장 후 최대다. 이 회사 주식은 올 들어서만 123% 급등했다.
미국의 공매도 업체 케리스데일캐피털이 C3 AI의 회계 부정을 공개적으로 주장하고 나서면서 주가 상승세가 급격하게 꺾였다. 마켓워치에 따르면 삼 아드랑기 케리스데일캐피털 최고투자책임자(CIO)는 이날 C3 AI의 감사기관인 딜로이트앤드터치와 미 증권거래위원회(SEC) 등에 보낸 서한에서 이 회사가 “운영상 치명적인 문제를 은폐하고, 자산운용사 애널리스트들의 추정치를 만족시키기 위해 수익 측정 기준을 공격적으로 부풀렸다”고 밝혔다. 맞춤형 AI 소프트웨어 생산에 투입되는 비용을 회계 장부상 매출 원가가 아닌 연구개발(R&D) 비용으로 처리해 마진 규모를 조작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주요 고객사 중 한 곳인 유전서비스업체 베이커휴즈로부터 미수금이 급증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케리스데일은 지난달에도 C3 AI가 속임수를 써 약화한 펀더멘털을 감추고 있다고 비판했다.
C3 AI는 즉각 성명을 내고 “주가를 낮추기 위한 창조적이고도 노골적인 시도”라고 맹비난했다. 회사 측은 “미국의 일반회계기준(GAAP)상 관행과 원칙에 대한 근본적인 오해에서 비롯된 주장”이라며 “공시 내용과 재무제표는 독립 감사기관의 검토를 거친 것”이라고 반박했다.
이탈리아에 이어 프랑스, 아일랜드 등 유럽 국가를 중심으로 챗GPT 접속 규제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개인정보 침해 우려에서 비롯된 조치로, 캐나다 당국도 관련 조사에 나섰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열린 과학기술자문위에서 AI가 위험하냐는 질문에 “두고 봐야 하겠지만, 그럴 수도 있다”고 말했다.
장서우 기자 suwu@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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