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당정은 6일 국회에서 ‘에너지요금 관련 긴급 당정 간담회’를 열 계획이다. 산업부에서는 박일준 2차관이 참석한다. 이 회의는 기존에 공개된 박 차관 일정에는 없었다가 돌연 외부에 공지된 내용인 데다, 시기도 5일에서 6일로 갑자기 연기된 것으로 전해졌다. 산업부 관계자는 “어떤 내용이 논의될지는 알 수 없다”고 말했다.
정부가 전기료와 관련해 우왕좌왕하는 모습을 보인 것은 이번뿐만이 아니다. 지난달 31일로 예정됐던 2분기 전기료 인상 논의가 전격 보류된 이후 산업부는 에너지공기업들과 지난 2일 ‘긴급 리스크 점검회의’를 열 계획이었다. 그러나 산업부는 회의 시작 불과 50분 전인 2일 오후 1시10분께 “더 논의가 필요하다고 판단했다”며 취소를 공지했다. 석연치 않은 취소에 여당이 관여한 게 아니냐는 얘기가 흘러나왔다.
당정 간 난맥상이 이어지는 가운데 전기료 인상을 더 미룰 수 있는 상황이 아니라는 우려가 쏟아지고 있다. 전기요금을 억누르면서 소비자의 전기 사용이 늘어나고, 에너지 수입이 다시 증가해 무역수지 적자 규모가 커지고 있다. 김윤경 이화여대 교수는 “저렴한 요금은 해당 에너지를 더 사용할 수 있다는 잘못된 신호를 줘 에너지공기업 손실이 커지는 구조로 연결된다”고 지적했다. 향후 전기료를 급격히 올릴 경우 물가 충격이 오히려 커질 것이란 전망도 많다.
민간발전사의 불만도 커지고 있다. 한전이 민간발전사에서 사오는 전기가격에 상한을 두는 ‘전력도매가 상한제’가 이달 다시 시작되면서다. 작년 12월 도입돼 올 2월까지 시행된 이 제도는 3개월 넘게 연속 시행할 수 없다는 조항에 따라 지난 한 달간 중단된 뒤 이달부터 재시행됐다. 한전의 어려움을 민간 기업에 떠넘긴다는 비판이 적지 않다.
유가증권시장 상장사인 한전의 주주들도 뿔이 났다. 주주들의 요금 인상 질문이 쏟아진 지난달 28일 한전 주주총회에서 정승일 사장은 “단계적으로 전기요금을 조정하는 방안 등을 정부와 협의하겠다”고 말했지만 불과 사흘 뒤 2분기 전기료 인상이 무산됐다.
박한신 기자 ph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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