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 가전업계에 따르면 LG전자 H&A사업본부는 올해 매출 30조원을 돌파하는 것을 기본 전제로 설정하고 사업·제품 전략을 마련했다. 이 회사의 지난해 매출은 전년 대비 10.3%(2조7858억원) 늘어난 29조8955억원이다.
올해 매출 30조원 달성 계획은 작년에 비해 1000억원 이상 늘어나면 되는 수준이지만, 가전업계를 둘러싼 환경이 녹록지 않다는 점을 고려하면 도전적 목표라는 게 업계 안팎의 평가다. 올해 2월 누적 국내 가전판매액(통계청 조사)은 전년 동기 대비 13.3% 줄어든 5조2455억원으로 집계됐다.
LG전자의 올해 공격적 목표는 월풀과의 경쟁도 의식했다는 분석이다. LG전자는 2020년 처음 월풀을 제치고 매출 기준 전자업계 1등을 꿰찼다. 지난해에는 매출은 물론 영업이익에서도 월풀을 누르는 등 명실상부한 가전업계 정상 자리에 올랐다.
올해 월풀은 1위 탈환을 노리고 중동·아프리카 가전사업 확대에 주력하고 있다. 투자은행(IB)이 전망하는 이 회사의 올해 매출 컨센서스(증권사 추정치 평균)는 190억달러(약 24조~25조원)가량이다. LG전자 H&A사업본부는 30조원 매출 달성으로 월풀과의 격차를 벌린다는 방침이다.
H&A사업본부는 제품·생산·기술 경쟁력을 바탕으로 사업 목표를 달성하겠다는 각오다. 건조기, 식기세척기, 로봇청소기, 스타일러 등 필수가전을 앞세워 실적을 끌어올릴 방침이다. 특히 히트펌프 기술을 활용한 고효율 냉난방 시스템인 ‘써마브이’ 매출이 유럽을 중심으로 대폭 불어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히트펌프는 외부 공기에서 얻은 열에너지를 바탕으로 냉난방을 하는 시스템이다.
류재철 H&A사업본부장(사장)은 올초 “히트펌프 제품은 올해도 두 배 이상 성장하며 성장동력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올해 H&A사업본부는 신성장동력을 강화하기 위해 전년 대비 13.9% 늘어난 9793억원을 투자하기로 했다.
김익환 기자 lovepen@hankyung.com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