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1월 27일부턴 ‘5인 이상 50인 미만 기업’으로 중대재해처벌법이 확대 시행되기 때문이다. 50인 이상 사업장도 제대로 관리되지 않는 마당에 68만 개에 달하는 50인 미만 중소기업 관리·감독이 가능하겠냐는 지적이 나온다.
직원 10여 명을 두고 있는 경기 화성의 한 폐기물 처리업체 대표는 6일 “업무 특성상 컨베이어벨트와 대형 고철압축기 같은 기계가 많아 ‘언젠가 나도 옥살이를 하는 것 아닌가’ 하는 불안감이 늘 있다”며 “첫 판결까지 나오니 심장이 덜컥 내려앉는다”고 했다.
경기 북부의 한 굴착기업체 대표는 “현장에 나오는 근로감독관마다 기준이 다르다”며 “법 적용 대상이 확대되면 억울하게 처벌받는 대표들이 쏟아질 것”이라고 걱정했다.
영세 중소기업이 중대재해처벌법을 지키기 쉽지 않다는 지적도 많다. 경남의 한 용접기자재 대표는 “안전전문가를 채용하려고 해도 그들이 우리 같은 영세 업장에 오려고 하지 않는다”고 호소했다. 또 다른 중기 대표는 “정부에서 요구하는 서류만 책 한 권 분량인데 혼자 하려니 너무 막막하다”고 고개를 떨궜다.
이 때문에 영세 중기들은 50인 미만 사업장에 대한 중대재해처벌법 적용 유예나 재논의, 폐지를 요구하고 있다. 중소기업중앙회가 최근 5인 이상 기업 1035개를 대상으로 벌인 ‘중대재해처벌법 시행에 대한 기업 인식도 조사’ 결과에 따르면 중소기업의 65.6%는 중대재해처벌법 의무 사항을 잘 모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중소기업의 77%는 중대재해처벌법 대응 여력이 ‘부족하다’고 답했다. △전문인력 부족(47.6%) △법률의 불명확성(25.2%) △과도한 비용 부담(24.9%) 등의 이유로 중기 현장에 적용하기 어렵다는 주장이다.
강경주 기자 qurasoh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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