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C, 국내 기업과 해외社 공동 인수 가능해져

입력 2023-04-06 20:12   수정 2023-04-07 1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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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기사는 04월 06일 20:12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국부펀드 한국투자공사(KIC)가 국내 기업과 함께 해외 기업을 공동으로 인수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

6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KIC는 국내 기업을 모회사로 둔 해외 기업에 투자할 수 있도록 내부 지침을 변경했다. 국내 기업이 해외 스타트업에 투자하거나 아웃바운드 인수합병(M&A)에 나서는 사례가 늘어나 공동 투자를 통해 국내 기업의 해외 진출을 돕겠다는 취지다.

KIC가 국내 기업과 해외 기업 공동 투자에 나서게 된 배경은 2021년 샌프란시스코 사무소 개소와 맞물려 있다. 샌프란시스코 사무소 개소 이후 국내 기업주도형 벤처캐피탈(CVC)들과 소통이 늘었고 KIC에 "해외 스타트업에 공동으로 투자하고 싶다"는 의향을 밝힌 CVC들도 많아졌다. 협업 요청이 늘었지만 내부적으로 막혀 있어 지침을 변경했다는 설명이다.

이번 지침 변경을 통해 앞으로 국내 기업이 전략적 투자자(SI)로 해외 기업을 인수할 때 KIC가 재무적 투자자(FI)로 나설 수 있게 됐다.

KIC는 법상 해외 자산에만 투자할 수 있도록 돼 있다. 국내 기업을 모기업으로 둔 해외 기업에는 투자하지 않았다. 국내 기업과 공동 투자에 나서게 되면 추후 해외 기업이라도 국내 기업 지배를 받게 된다는 점 등을 감안해 해외 공동 투자에 나서지 않았다. 또 한국투자공사법상 KIC는 위탁받은 자산을 외국에서 외화표시 자산으로 운용해야 한다.

하지만 이번에 내부 규정을 바꾸면서 국내 기업들의 공동 투자 제의가 쏟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KIC는 "특정 기업의 해외 자회사를 우회적으로 지원하려는 것"이라는 불만이 나올 수 있어 이미 국내 기업이 지배력을 가진 해외 자회사에 추가로 투자하진 않을 계획이다.

KIC 관계자는 "아직 공동 투자에 나설만큼 가시화된 사안은 없다"고 말했다.

2005년 설립된 KIC는 기획재정부와 한국은행에서 위탁받은 외화를 해외에서 운용하는 국부펀드다. 자산 규모는 지난해 말 기준 1693억달러(약 223조원)로 세계 시장에서 큰손으로 인정받고 있다.

류병화 기자 hwahw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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