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이 부산대가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딸 조민 씨에게 내린 의학전문대학원(의전원) 입학 취소 결정은 정당하다고 판단했다. 다만 조씨 측이 항소할 것으로 예상돼 당장 의사 면허 취소는 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부산지법 행정1부(부장 금덕희)는 6일 조씨가 부산대학교 총장을 상대로 낸 입학 허가취소처분 취소 소송에서 원고 패소로 판결했다. 재판부는 "조씨가 입게 될 법률생활안정 침해 등의 불이익이 적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나, 이 사건 처분의 공익상의 필요와 비교해 종합적으로 고려한바, 그 공익상의 필요가 원고의 불이익을 정당화할 만큼 크다"고 밝혔다.
앞서 부산대는 작년 4월 조씨의 입학 허가 취소 처분을 내렸다. 부산대 의전원 모집 당시 조씨가 제출한 동양대 표창장 등이 허위라는 대법원판결에 근거한 것이다. 이와 관련해 부산대는 신입생 모집 요강에 명시된 ‘허위 서류 제출 시 입학 취소’ 조항을 근거로 들었다.
이에 조씨는 부산대를 상대로 의전원 입학 취소 처분을 취소하라는 행정소송을 제기했다. 조씨 측은 “조씨와 탈락자 사이 점수 차는 표준편차를 넘는 점수 차”라며 조씨의 경력과 표창장이 당락에 미친 영향이 없다고 주장했다.
조씨는 2015년 부산대 의전원에 입학한 뒤 2021년 의사국가고시에 합격, 의사면허를 취득했다. 의료법 제5조에 따르면 ‘의학사 학위를 받은 사람이나, 의학전문대학원을 졸업해 석사 또는 박사 학위를 받은 사람’에게 의사면허를 부여하고 있다.
이번 선고로 조씨의 의사 면허가 당장 취소되진 않는다. 앞서 재판부가 지난해 4월 18일 조씨가 부산대를 상대로 낸 입학 허가취소처분 집행정지를 일부 인용하면서, 본안 판결 선고 후 30일까지 조씨의 입학 취소 처분 효력은 중단됐다. 조씨가 이번 판단에 불복해 항소하고, 법원에 입학허가취소처분을 중단해달라는 집행정지 신청을 다시 낼 수 있다.
다만 이미 조씨의 어머니 정경심 전 동양대 교수의 표창장 위조에 의한 업무방해 혐의가 1, 2, 3심에서 모두 유죄로 판결된 만큼 승소는 어려울 전망이다.
조씨는 최근 아버지 조 전 장관의 북콘서트에 동반참석하고 SNS를 통해 사진을 활발히 올리는 등 대중에게 가깝게 다가가고 있다.
조씨는 지난달 북콘서트서 "아버지는 제가 무엇을 하든 좋은 일이 생기든 안 좋은 일이 생기든 항상 제 편이었다"며 "앞으로 아버지에게 무슨 일이 생기든 무슨 일을 하고 싶어 하시든 저도 항상 아버지 편이다. 하고 싶은 거 다 하셔라"라고 응원했다.
조씨는 지난 2월 '겸손은 힘들다 뉴스공장' 인터뷰에서 "떳떳하고 부끄럽지 않게 살았다"고 밝혔다.
당시 조씨는 "검찰이나 언론, 정치권에서 제 가족을 지난 4년 동안 다룬 것들을 보면 정말 가혹했다"면서 "과연 본인들은 가족들에게 똑같은 잣대를 적용하는지 묻고 싶다"고 지적했다.
이어 "표창장으로는 의사가 될 수 없다"며 "당시 입시에 필요했던 항목들에서 제 점수는 충분했고 어떤 것들은 넘치기도 했다. 의사 자질은 충분하다고 들었다"고 항변했다.
조씨는 이에 앞선 2019년 tbs 김어준의 뉴스공장 인터뷰 때는 "억울하다. 인생의 10년 정도가 사라지는 것"이라면서도 "고졸이 돼도 상관은 없다"고 말했다.
조씨는 "시험은 다시 치면 된다. 서른에 의사가 못 되면 마흔에 되면 된다. 의사가 못 되더라도 이 사회에서 다른 일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다만 어머니가 저를 보호하기 위해 하지도 않은 일을 자신이 했다고 말해 책임을 지는 것은 견딜 수 없다"고 했다.
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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