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그룹계열 광고회사 이노션이 자체개발 지식재산권(IP) 캐릭터 사업에 나선다. 올해는 경기 둔화로 주요 기업들이 광고비 집행을 줄일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IP 사업이 이노션의 신사업동력으로 자리잡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이노션은 토끼모양의 캐릭터인 '보스토끼'를 공식 론칭한다고 6일 발표했다. 국내 종합광고대행사가 자체 IP를 선보인 건 이번이 처음이다. 이미 해당 캐릭터를 적용한 상품도 출시하며 적극적인 마케팅 펼치고 있다. 이노션은 이달 7일부터 9일까지 서울 중구 명동 영플라자에서 팝업스토어를 열고 한강주조와 협업해 만든 '보스토끼 막걸리'를 판매한다.
이노션이 IP 사업을 신성장동력으로 꼽은 이유 중 하나는 비용 대비 효율성이 높기 때문이다. 업종 특성상 신규 캐릭터를 기획하고 제품이나 행사에 적용하는 것에 능숙한 직원들이 많다는 점이 강점으로 작용했다. 이번 IP 캐릭터 역시 국내 기획 파트 직원 2명, 광고 제작 파트 직원 2명, 신입 직원 1명 등 총 5명이 모여 자체적으로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IP사업을 위한 공식 조직은 꾸리지 않았다.
이노션은 향후 이노션으로부터 마케팅 컨설팅을 받고 싶어하는 기업을 대상으로 IP 사업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회사 측은 올해 중 보스토끼 IP를 적용한 제품을 추가로 출시하기 위해 소비재 기업 5곳과 추가로 접촉 중이다.
디지털 광고시장 규모가 확대되는 것도 IP 사업에는 호재다. 한국방송광고진흥공사에 따르면 온라인 광고 집행금액은 2019년 6조5219억원에서 2022년 7조9227억원으로 21.5% 불어났다. 올해는 8조8377억원으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이노션은 최근 트렌드로 떠오른 대체불가능토큰(NFT) 마케팅에도 해당 캐릭터를 적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있다.
IP사업이 성공적으로 자리잡으면 이노션 입장에선 현대자동차·기아차 등 캡티브(계열사)물량 매출 의존도도 낮출 수 있다. 계열사 물량 의존도가 높으면 안정적인 수익을 창출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지만 계열사 업황에 따라 영향을 받기도 한다. 이 때문에 이노션은 계열사 물량 비중을 줄이는 방향으로 사업을 전개 중이다. 최근 3년의 계열사 매출총이익 비중은 2020년 62%, 2021년 55%, 2022년 58%다.
다만 신사업이 성과를 내고 제대로 자리를 잡을 수 있을지는 지켜봐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노션은 2018년 정관에 '안경 및 안경렌즈 제조업'을 신설하고 스마트 선글라스를 출시하고 완성차 계열사와의 시너지 효과를 노렸지만 현재는 저조한 반응으로 인해 사업을 중단한 상태다. 제품은 눈 깜박임 패턴을 분석해 졸음 가능성을 확인한 뒤 위험 단계에 따라 알람 메시지를 제공하는 기능을 탑재했다.
IP 캐릭터 기획 프로젝트에 참여한 배금별 크리에이티브(CR)제작센터장과 이진원 브랜드경험(BX)본부장은 "광고대행사가 기업간 거래뿐만 아니라 소비자들과 직접 만날 수 있는 B2C 시장으로 영역을 확장했다는 점도 의미가 있다"며 "이번에 기획한 캐릭터를 이미지, 영상, 굿즈, 메타버스 등 다양한 콘텐츠와 플랫폼에 적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미경 기자 capita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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