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영증권은 7일 한국전력의 목표주가를 기존 2만9000원에서 2만7000원으로 낮췄다. 전기 요금 인상이 지연되면서 적자 폭이 확대되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다만 에너지 가격은 안정화되고 있다며 투자의견은 '매수'를 유지했다.
이 증권사 권덕민 연구원은 "한국전력은 2021년 1월부터 올해 4월까지 50조8000억원의 채권을 발행했다"며 "공공요금이 동결되자 어쩔 수 없이 채권을 선택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채권 발행 추이, 미수금 등을 감안하면 누적 적자를 해소하기 위해 요금 인상이 절실한 상황"이라며 "물가상승률을 조절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공공요금을 합리적으로 올려 에너지를 안정적으로 공급하는 것도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전날 정부는 민당정 간담회를 열고 전기·가스요금 인상 여부를 논의했지만, 요금의 구체적 인상 폭과 시기는 결정하지 못했다. 이 자리에서 한국전력은 14조원 규모의 재무개선책을 보고했다.
이에 대해 권덕민 연구원은 "산업통상자원부와 기획재정부 간 의견 차이가 발생해 공공요금 인상이 지연되는 것으로 추정된다"며 "물가상승률이 하락하고 있는 상황에서 공공요금이 인상되면 재차 반등할 수 있어 보류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올해 예상 누적 적자 규모는 52조3000억원으로 적자 폭이 점차 확대되고 있어 요금 인상을 계속 미룰 순 없다"며 "에너지 가격이 안정화되고 있어 요금 인상 효과가 더해진다면 내년 한국전력은 흑자 전환할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한국전력은 지난해 32조6552억원의 영업 손실을 기록해 전년 대비 적자가 지속됐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올해도 영업손실 9조5338억원을 기록해 적자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됐다.
진영기 한경닷컴 기자 young71@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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