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6일 부모 묘소 훼손이 일부 문중 인사가 자신을 도우려는 취지로 벌인 것으로 드러난 데 대해 "부모님 묘소를 훼손하는 행위는 이유 여하를 막론하고 벌어져서는 안 될 일이다. 깊은 유감을 표한다"고 밝혔다.
"사자에 대한 테러이고 패륜적 행태"(임오경 민주당 대변인)라거나 "이재명 대표가 얼마나 두려우면 저주의 글자까지 써놓았냐"(정청래 민주당 최고위원)라고 했던 이 대표 선친 묘쇼 훼손이 실제로는 그의 문중 인사들의 소행으로 알려진 직후다.
당사자인 문중 인사들은 "기를 보충하려던 일"이라고 밝혔다.
이 대표는 "정치를 한다는 이유로 돌아가신 부모님께 불효를 저지른 것 같아 죄송하고 가슴 아프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더 이상 이같은 일이 반복되지 않기를 바란다"며 "다만 복수난수(覆水難收·엎지른 물은 다시 담을 수 없다는 뜻)라 했으니 악의 없이 벌어진 부분에 대해서는 해당 수사당국의 선처를 요청한다"고 했다. 분묘 발굴죄의 경우 반의사 불벌죄나 친고죄가 아니며 의도와 상관없이 행위 자체로 처벌될 수 있다.
앞서 이 대표는 지난달 12일 경북 봉화에 있는 부모 묘소가 훼손된 사진을 공개하며 "무덤의 혈을 막고 후손의 절멸과 패가망신을 저주하는 '흉매'라고 한다"고 비판했다.
당시 이대표는 훼손된 묘소 사진과 함께 주변 의견을 들어보니 무덤 사방 혈자리에 구멍을 파고 흉물 등을 묻는 일종의 흑주술인 것 같다고 설명했다.
당시 이 대표의 부모 묘소 봉분 아래쪽 사방에 4개의 구멍이 뚫려 있고 2개의 구멍에 한자가 적힌 돌이 올려져 있었다.
1번돌에서는 '生(생)', '明(명)', '氣(기)' 등 3글자가, 2번돌에서는 '生(생)', '明(명)'과 불분명한 한 글자 등 모두 3글자가 적혀 있었다.
이후 경북경찰청은 전담팀을 꾸려 수사를 벌인 결과 일부 경주이씨 문중 인사가 이 대표를 도우려는 취지로 벌인 일로 드러났다. 이 대표의 부모 묘소에서 기가 나오지 않으니 봉분에 '생명기(生明氣)'라고 쓴 돌을 묻어 기를 보충했다는 것이다.
박수영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완전 코미디입니다’라는 제목의 글을 올려 "이재명 의원이 부모님 묘소에 흑주술을 행하면서 자신을 저주했다고 주장했었다"라며 "경찰의 조사 결과 이씨 문중에서 이재명의 기를 보충하기 위해 ‘생·명·기’를 새긴 돌을 넣었다는 보도가 나왔다. 코미디도 이런 코미디가 없다"고 덧붙였다.
같은 당 김웅 의원도 "(이 대표의) 체포동의안 부결시키고 비난여론이 들끓자 이를 호도하기 위해 기 보충을 흑주술로 둔갑시키는 위대한 령도자 동지"라고 비판했다. 위대한 령도자는 북한에서 김정은 국무위원장을 일컫는 호칭이다.
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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