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찾은 서울 중구 명동거리 일대는 평일 오후임에도 인파로 붐볐다. 개업을 준비하기 위해 내부 인테리어 공사를 하는 상점들이 눈에 띄었다. 서울 대표 상권인 명동은 코로나19 사태로 공실률이 한때 40%를 웃돌 정도였지만 해외 관광객이 다시 발길을 돌리면서 작년 4분기 공실률이 21%대까지 낮아졌다.
명동 A공인중개사무소 관계자는 “한 집 건너 비어 있던 상가에 새 점포가 하나둘 들어오고 있다”며 “임대료도 코로나19 전 대비 80% 수준을 회복했다”고 말했다.
외국인 관광객이 주 타깃인 명동은 코로나19 사태의 최대 피해 상권이었다. 지난해 4분기 명동 공실률(21.5%)도 서울 상권 평균 공실률(6.2%)에 비하면 여전히 높은 편이다. 홍대·합정(작년 1분기 공실률 16.7%→4분기 10.9%), 신촌·이대(13.8%→9%) 등 다른 상권보다 타격이 컸다.
올 들어 명동 상권에서 부활하는 모습이 확연히 드러난다는 게 현장의 목소리다. 명동 골목 곳곳에는 개업을 준비하느라 공사 중인 점포가 적지 않았다. 명동 지역의 B공인중개사무소 대표는 “작년엔 절반 정도가 문을 닫았고 남은 상가도 속칭 ‘깔세’라고 6~9개월 임시로 빌리는 사례가 많았다”며 “올해 플래그십 스토어 등이 줄지어 들어오고 있다”고 말했다.
명동 내 건물을 보유한 D씨(54)는 “코로나19 전보다 임대료가 4분의 1토막 났었다”며 “작년 12월 새로 계약할 때 보니 2년 전보다 임대료가 많이 회복됐지만 여전히 코로나19 전보다는 낮다”고 말했다.
명동 상인은 손님의 발길이 잦아지자 빠른 상권 회복에 기대를 걸고 있다. 올해 1월 이곳에 문을 연 한 화장품 가게 사장은 “임대료가 보증금 5억원에 월세 4500만원이라 다른 상권에 비해 높은 수준이었지만 관광객 수요가 살아나는 것 같아 들어왔다”고 말했다. 서울시가 주요 상권 1층 점포의 지난해 기준 통상임대료(월세+보증금 월세 전환액+공용관리비)를 조사한 결과 임대료가 가장 높은 곳은 명동 거리로 월평균 1232만원 수준이었다.
윤수민 농협은행 부동산전문위원은 “명동 빌딩 소유주는 대체로 대출 없는 전통 자산가여서 공실을 감수하더라도 임대료를 낮추지 않는 특징이 있다”며 “외국 관광객 유입 지속과 금리 불확실성 해소 기대로 명동 상권은 갈수록 회복세를 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심은지/오유림 기자 summi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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