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에 있는 한 산후조리원에서 신생아에게 젖병만 물려두고 방치하는 이른바 '셀프 수유'를 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져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셀프 수유는 질식을 유발할 수 있는 위험한 행위이기 때문에 모자보건법에서 산후조리원의 셀프 수유를 금지하고 있다.
7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산후조리원에서 쫓겨났습니다'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30대 아빠라고 밝힌 작성자 A씨에 따르면 아내 B씨와 다른 산모들이 지난해 3월 부산 한 산후조리원에서 '셀프 수유'를 목격하고 폐쇄회로(CC)TV 공개를 요구했다. 산후조리원 측은 셀프 수유가 절대 없다며 CCTV 확인을 거절했다.
A씨가 공개한 자료를 보면 관할 구청 보건소가 해당 산후조리원을 점검한 결과, 지난해 2월 25일 오후 7시께 신생아실에서 신생아 혼자 젖병을 문 채로 수유한 사실이 영상기록으로 확인됐다. 보건소 측은 CCTV 기록만으로는 셀프 수유를 받은 피해 신생아를 특정할 수 없어 산후조리원 측에 시정명령과 과태료 200만원을 부과했다. A씨는 셀프 수유가 확인된 산후조리원을 상대로 형사 고소를 했다. 조리원 직원 한 명이 셀프 수유를 했다고 자수를 하기도 했다.
이 산후조리원은 사건 당시 산모들에게 유통기한이 지난 단백질 음료를 제공한 사실도 적발돼 식품위생법에 따라 과태료 30만원을 부과받았다. A씨는 "다수의 산모가 잦은 설사로 음식에 대해 의심하던 중 유통기한 지난 간식을 받고 산후조리원에 항의했다"며 "몇시간 뒤 모든 산모에게 나가라는 통보를 받았고 계약기간이 남았음에도 모두 쫓겨났다"고 말했다.
안혜원 한경닷컴 기자 anhw@hankyung.com
관련뉴스